블리자드 성추문에 직원 300명 파업
최고경영자 직원들에 사과 이메일
최근 여성 직원 누드사진 유포 등 역대급 성추문으로 충격을 안겨준 남가주 소재 유명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파업으로 위기를 맞았다. 28일 가디언, NBC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직원들은 사내 성차별·성희롱 논란에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20일 가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여성 직원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지속적인 성희롱 혐의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소송 내용은 오늘날의 블리자드와 다르다”며 “우리는 직원들에게 공정한 보수를 지급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노한 직원 300여 명은 ‘평등을 위한 파업'이라는 명칭으로 온·오프라인 파업을 벌였다. 이에 참여한 직원 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발렌타인 파월은 “수십 년 동안 해당 문제에 대해 불만이 제기됐지만, 이를 전혀 듣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며 “소송 제기에 대한 이 회사의 대응이 시위에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파업 시위는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50여 명의 직원들만 참여해 2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어바인에 위치한 블리자드 캠퍼스 앞에서 진행됐다. 나머지 직원들은 해당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소셜미디어에 ‘액티블리즈워크아웃(ActiBlizzWalkout·액티비전 블리자드 파업)’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또한 파업을 조직한 직원들은 소송에 대한 회사의 대응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도 진행했다. 현재 해당 성명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전·현직 직원 31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현재 사내 시스템이 직원 괴롭힘을 방지하는 데 어떻게 실패했는지 확인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을 고안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 바비 코틱은 직원들에게 소송 초기 대응에 대한 사과 메일을 전송했다. 코틱은 “이번 주는 정말 힘들고 속상했던 한 주였다”며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초기 대응은 솔직히 말해 비상식적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든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들의 감정을 존중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정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