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작은 사진이 피해자 김순씨와 손자의 모습이다. /KTLA 뉴스화면 캡처

USC 인근서 후진하던 트럭에 치여

LAPD "범인 추적중"… 현상금 5만불 

손자 "맛있는 음식 만들어주시던 분" 

91세 한인 할머니가 유니버시티 파크 인근 도로에서 뺑소니 트럭 운전자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LA 경찰국(LAPD)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7시께 사우스 LA에 위치한 유니버시티 파크 인근 도로에서 길을 건너려던 김순(Soon Kim)씨가 후진하던 픽업 트럭과 부딪혔다. 사고 발생 당시, 아담스 불러바드 남쪽 앨런데일 플레이스 2600 블록에서 피해 여성은 보행기를 이용해 천천히 도로쪽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그 때 골목을 빠져나오던 트럭은 서쪽 방향으로 후진하다가 보행자를 뒤에서 그대로 밀어낸 것이다. 

LAPD가 3일 공개한 CCTV 영상에는 매트리스를 가득 실은 흰색 픽업 트럭 운전자가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성 운전자는 도로 위에 쓰러진 피해자를 목격한 이후, 아무런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가해 여성은 차량을 도로 밖으로 이동시킨 뒤 약 3분 정도 서 있다가 트럭에 올라타 현장에서 도주했다.

피해자 김씨가 도로 위에 방치된 정확한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병원에서 이송된 후 사망 선고를 받았다. 뺑소니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USC 캠퍼스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으로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캠퍼스 외 주택가다.

피해자 김씨의 손자 조현씨는 KTLA와 인터뷰에서 “할머니의 가장 큰 사랑은 바로 가족”이었다며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요리해주시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조씨의 아내 수잔씨도 “할머니는 30년전 한국에서 이민왔다고 들었다며 슬하에 자녀 2, 손자 5, 증손자 2명을 두셨다”고 전했다. 

한편, 손주 며느리 수잔씨는 “할머니를 돌아가시게 만든 뺑소니 운전자가 이 동네에서 알려진 사람이라는 것과 인근 지역 주택가에서 정기적으로 중고 매트리스 등을 픽업하는 근무 일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용의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LAPD 남부교통국(South Traffic Division)의 로페스 델 하로 수사관은 4일 오후 본지와 통화에서 “차량 번호판을 포함한 용의자의 트럭 정보를 모두 파악했다”며 “현재 차량의 위치를 추적중”이라고 전했다. 뺑소니 용의자 신원 확보와 검거를 위해 현상금 5만 달러가 책정됐으며, 관련 제보는 전화(323-421-2500)를 통해 가능하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