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항, 롱비치항> LA 앞바다 컨테이너선 44척 둥둥...사상 최다
컨테이너선 한 척이 LA항에 정박해 화물을 내리고 있다. /AP
하역 작업 대기 평균 7.6일…쇼핑 시즌 앞두고 비상
연중 가장 거래량 많은 때...평소보다 2개월 더 걸려
한인 마켓도 일부 품목 품귀 "물류비 탓 팔수록 손해"
지난 주말 장보러 한인마켓에 들른 김모씨는 평소 쓰던 섬유 유연제가 보이지 않아 업소측에 문의했다. 돌아온 대답이 당황스러웠다. 마켓 직원은 “요즘 없는 물건이 꽤 있다. 한국에서 들어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렵게 가져온다고 해도 물류 비용 때문에 마진이 남지 않는다. 파는 만큼 손해가 된다”며 양해를 구했다.
현재 LA와 롱비치에서 입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 선이 44척으로 늘어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0일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로 하역작업이 지체되며 평균 대기시간은 7.6일로 늘어났다는 게 LA항 데이터의 설명이다. 8월 중순만 해도 6일 남짓이었던 게 최근 들어 1일 이상 추가됐다는 얘기다.
LA와 롱비치항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류의 30% 이상이 통과하는 곳이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직접 연결되는 길목이어서, 이번 팬데믹 사태의 영향을 가장 크게 입은 항구이기도 하다.
남가주 해양거래소 이사 킵 루팃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정박 중인 컨테이너 선박이 없어야 정상이다. 기껏해야 1개 정도 있을까 말까"라며 "밀려 있는 배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크기도 걱정이다. 개중에 몇 척은 10~15년 전 보다 2~3배는 대형화됐다. 그만큼 내릴 때나 실을 때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말이다. 더 많은 트럭과 기차, 창고도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이맘 때가 미국과 중국 무역의 가장 바쁜 시기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10월초 7~10일간 이어지는 국경절을 맞아 주문량을 미리 소화해야 하는 대목이고, 미국도 쇼핑 시즌을 앞두고 구매량이 최대치에 달하는 때라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이런 시기에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재확산 사태가 벌어져 물류 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달러트리의 CEO 마이클 위틴스키는 “실제로 우리의 전용 화물선 한 대는 승무원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중국 입항이 거부되고 인도네시아로 돌아가야 했다. 그 바람에 전체 선적 일정의 변경이 불가피했다”며 “전반적으로 평소보다 2개월은 더 걸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위틴스키 CEO는 “상하이에서 시카고까지 운송시간은 35일에서 73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는 보고”라고 밝혔고, 또다른 관계자는 “항만 혼잡과 컨테이너 처리 지연이나 기타 보건상의 문제로 항해가 이전보다 30일은 더 길어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