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정성 들인 ‘에픽 코리안’ 발간됐어요”
모니카 류 이사장(왼쪽)과 박미숙 부이사장이 에픽 코리안의 제작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종인 기자
한국어진흥재단 숙원사업 완성
15명 캐릭터 중심 배우기 쉽게
얼핏 봐도 범상치 않은 책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된다. 카툰 같은 그림을 많이 넣은 것부터 이채롭다. 치밀한 디테일들이 잔뜩 뿌려져 있다. 결례를 무릅쓰고 물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신 이유가?”
어리석은 질문에 현답(賢答)이 돌아온다. “우리의 비전은 분명합니다. 공립과 사립을 불문하고 미국의 모든 학교에서 한국어를 필수적으로 가르치도록 하는 겁니다.”
한국어진흥재단(이사장 모니카 류)이 에픽 코리안(Epic Korean) 시리즈를 발간했다. 정규 교과과정에 외국어로 개설된 한국어반 교과서로 쓰이게 된다. 단행본이 아니다. 교사용 버전과 워크북 버전으로 4개의 레벨, 총 12권으로 구성됐다.
기획 단계에만 3년이 넘게 걸렸다. 집필진을 구성하는 것부터 산고나 다름없었다. 공모를 통해 30여명의 지원자를 추렸다. 이사진 심사, 인터뷰 과정이 3차에 걸쳐 이뤄졌다. 최종적으로 3명이 가려졌다. 펜실베니아대학 조혜원 교수, 아메리칸대학 신혜영 교수, 베이사이드 고교 이재홍 교사가 그들이다.
‘에픽 코리안’은 중고교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제작됐다. 15명의 캐릭터가 펼치는 스토리 중심이라서다. 그렇다고 학구적인 측면을 소홀할 리 없다. 가주 교육부와 미국 외국어 교습위원회가 제시하는 까다로운 기준들을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출판이 완료된 지 일주일 남짓이다. 벌써 글렌데일, 어바인 교육구에서 구매 요청이 들어왔다. LA통합교육구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일반인들도 개별 구입이 가능하다. e북(전자책)이나 MP3 스트리밍으로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에픽 코리안 웹사이트(https://epickorean.org)에 자세한 사항이 나와 있다. 문의 전화는 (213) 380-5712으로 하면 된다.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12월 4일로 예정됐다. 이 자리에서는 새로 제정된 문애리상 초대 수상자도 발표된다. 또 재단 내 올해의 이사(Board of Year)도 선정된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