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감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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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칼럼] 감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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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학춘 목사            

라구나힐스교회 담임 


추수감사절은 미국의 뿌리를 기억하는 큰 명절이다. 추수감사절은 미국을 미국답게 하는 명절이다. 미국은 여전히 앞장서서 어려운 곳을 돕는다. “목사님, 이번에 우리 자식과 손주들이 동부에서 오는데 이번 목요일 추수감사일 예배를 가정에서 드릴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 주세요.” 동부에서 라구나우즈 빌리지를 은퇴거주지로 삼아 이주하신 장로님의 부탁이었다. 유대인들은 중요한 명절이 되면 가족들이 모여서 식탁에서 그 날의 스토리를 전해주며 민족의 전통을 이어간다. 이민자로서 추수감사절 하루라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뿌리를 전해주는 날로 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월에 몽골 단기선교와 한국의 선교지를 다녀왔다. 울란바토르에 구 러시아 군대 막사를 허물고 호스피스 메디컬센터를 봉헌했다. 25만 달러의 건축비용과 시설비용은 팬데믹 가운데 모금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디트로이트의 한 미국인 환자가 매해 의료선교를 하는 자신의 주치의 이상천 장로에게 5만 달러를 헌금하면서 시작되었다. 팬데믹 중에도 영상예배, 나중에는 현장예배를 드리면서 교회 안팎에서 건축기금 모금은 계속되어 12만5000달러를 모아 세계선교부로 보냈다. 연합사업의 반을 감당한 것이다. 

   

이 호스피스 메디컬센터는 2002년 의료선교사로 몽골에 간 헬렌 쉐퍼드로부터 시작되었다. 2년 전 은퇴해 귀국했지만, 헌신과 열정이 이어져 현지 의사 2명, 간호사, 스태프가 상주하는 번듯한 의료기관으로 인준받았다. 몽골선교 20년 동안 12개 교회와 카이로스 커뮤니티센터 건립에 이어 호스피스센터 건립은 연합선교사역이어서 뜻깊다. 또 현지 선교정회원 두 여성 목사를 안수하는 기쁨도 있었다. 한 여성목사는 그 교회 청소부에서 담임목사가 되었고, 다른 여성 목사는 신장투석 중에도 신학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서 내년에 은퇴하는 목사님 한 분이 매주 주보에 실었던 목회 컬럼을 편집해 출간하신 책을 읽었다. 개인의 글이지만 그 교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스토리와 역사를 볼 수 있었다. 그 컬럼집에서 추수감사절에 손주들에게 들려줄 스토리를 찾아 다듬어 본다. 

   

아주 오래 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시던 때 이야기다. 어느 해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무우밭에서 무우를 캐는데 아이만 한 무우를 캤다. 너무 좋아 춤을 덩실덩실 추다가 문득 ‘이렇게 풍년이 온 것은 우리 고을 원님이 좋은 정치를 했기 때문이야. 정치란 아비노릇 바르게 하는 것이니 바른 정치를 베푼 원님께 이 놀라운 수확을 갖다 드리는 게 예의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큰 무우를 지게에 지고 고을 원님께 갖다 드리니 원님은 감동하여 이방에게 명하기를 “이봐라 이처럼 선량하고 감사할 줄 아는 백성에게 상을 내리도록 하라. 관청 곳간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하사하라”. “네 나으리. 마침 얼마 전 황소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황소가 있나이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그 황소를 선물로 받았단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자기만 아는 옹고집쟁이는 머리를 굴렸다. '무우 하나에 황소 한 마리라. 옳지, 그러면 내가 황소를 가져가면 제일 좋은 큰 논을 덥석 떼어 주겠지…. ' 그는 황소를 끌고 원님께 바친다 했다. 원님의 명령했다. “이봐라 곳간에서 최근 들어온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으로 하사하라.” 잠시후 이방이 들고나온 것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바친 무였다.


감사는 은혜다. 살아온 은혜가 살아갈 은혜가 된다. 살아온 감사가 살아갈 감사가 된다. 이번 감사의 식탁에서 오늘 감사하는 세 가지 이유를 돌아가면서 나누어 보자. 그리고 그 스토리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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