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MBA 프로그램 인기 '시들'
올 가을학기 일부 엘리트 MBA 프로그램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Northwestern University
노스웨스턴·컬럼비아대 지원자 감소
금융·IT 업계 호황, MBA 필요성 못느껴
올 가을학기 일부 명문사립대 경영학석사(MBA) 프로그램 지원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가을학기에 지원자가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완전한 분위기 반전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데 따르면 올 가을학기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지원자 수는 지난해보다 20%,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은 지원자 수가 6% 각각 감소했다.
다른 엘리트 경영대학원의 경우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예상치를 밑돌았다. 유펜 와튼스쿨은 지원자 증가율이 2%,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은 지원자 증가율이 5%에 그쳤다. 명문 사립대들은 MBA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짭짤한 등록금 수입을 올렸지만, 올해 갑작스런 지원자 감소로 적잖은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MBA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올 가을 MBA 지원열기가 식은 가장 큰 이유로 금융·IT업계 호황을 꼽았다. 이들 분야에서 일하며 MBA를 꿈꿔온 근로자들이 업계 호황으로 굳이 많은 돈을 들여가며 MBA를 취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최근 신입사원 연봉을 일제히 인상했다.
켈로그 경영대학원은 팬데믹이 피크를 친 지난해 가을학기 지원자들의 표준시험 점수제출을 요구하지 않는 등 입학자격을 완화했으나, 올 가을학기 지원자들에게는 시험점수를 다시 요구했다. 이로 인해 올해 지원자 수가 크게 줄어는 결과를 초래했다.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은 지난해 가을학기 MBA 프로그램 입학원서 제출기한을 연장했지만, 올해는 스태프 부족으로 인해 같은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보통 경기침체기에는 MBA 프로그램 지원자가 크게 증가한다. 하지만 팬데믹이 서서히 걷히면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고용시장이 회복하고 있어 MBA 프로그램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프로그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