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너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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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너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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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가금류 조례안 ‘PROP 12’ 내년 1월 시행 앞둬 

대부분 돼지농장 취약…약 60% 가격 인상 요인 대두

업계 “아시아·라틴계가 주소비층…정치적 접근도 필요”



# 아케이디아에 거주하는 제임스 강씨는 지난 주말에도 부인과 함께 코스트코에서 장을 봤다. 1~2주에 한번씩 가면 빠지지 않는 구매 목록이 있다. 삼겹살이다. 가족 3명에게는 적지 않은 양이지만, 등분해서 냉동실에 넣은 뒤 구이용, 찌개용으로 그때그때 꺼내 쓰면 요긴하다.


# LA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마크 리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쇠고기 원가가 너무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데, 그러자니 손님이 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신메뉴를 개발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와인이나 녹차, 고추장 삼겹살 같은 레시피를 수소문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인들 식단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삼겹살을 비롯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AP 통신은 지난 달 31일 가주 축산업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가금류 보호를 위한 조례안(proposition 12)을 놓고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동물보호단체가 주창해 주민투표를 통과한 이 조례안은 소나 돼지, 닭 등 식용 가금류를 사육할 때 일정 공간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소나 닭 농장의 경우 기존 사육 시설이 큰 문제가 없거나, 이미 증축이나 개축을 통해 이 기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가 됐다. 하지만 돼지 농장의 경우 전국적으로 단 4%만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1월까지 새 시설을 짓고, 어미 돼지를 수정시키고, 새끼를 낳아 기르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상태다.


북 캐롤라이나 대학 연구팀 배리 굿윈 교수는 “기준에 맞추려면 1000마리당 농가의 추가 비용이 15% 정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약 60%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베이컨으로 치면 6달러짜리 한 팩이 9.60달러로 올라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베이컨 같은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삼겹살이나 등갈비, 목살 같은 한인들이 선호하는 부위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여 가계나 관련 업주들에게도 상당한 타격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가주요식업협회의 공공정책담당 맷 서튼은 “우리는 갑작스러운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이 미칠 타격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유관 단체들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조치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전국돈육생산자협회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 의해 기각됐으며, 가주 요식업협회는 개빈 뉴섬 주지사에게 조례안 시행을 늦춰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또한 연방 농무부에는 돼지 농가의 시설 변경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이오와주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드와이트 모글러씨는 “새로운 규정대로 하면 300마리를 키울 공간에 250마리 밖에 두지 못한다. 그로 인한 추가 비용은 연간 300만 달러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그게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그 기준에 맞춘다 하더라도 앞으로 3년, 5년 후에 (동물보호 관련한) 또다른 제한이 생길 것이라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돼지고기의 주요 소비층이 아시아계나 히스패닉계 주민들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접근이 이뤄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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