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백신 의무화’ 이념 논쟁 격화…유혈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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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백신 의무화’ 이념 논쟁 격화…유혈 사태

웹마스터

14일 LA다운타운에서 벌어진 시위 중 한 참가자가 흉기에 찔려 쓰러졌다. /AP




“의료 폭정” 대 “파시스트” 

LA 도심서 양쪽 무력 충돌

1명 칼에 찔리고 여럿 부상

존 리 반대로 일정 미뤄져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적 이념 논쟁으로 비화하며 급기야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LA타임스와 AP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수백명의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단체가 14일 LA 다운타운에서 격렬하게 충돌, 1명이 칼에 찔리고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은 LA시의회가 지난 12일 식당과 술집, 체육관(gym), 영화관과 소매점 같은 실내 영업장소 출입에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한다는 법안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반대하는 몇몇 단체가 ‘의료 자유’를 요구하며 성조기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념품을 들고 LA시청 인근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백신 의무화는 폭력적인 정치”라며 반대 구호를 외쳤고, 좌파 단체들은 이에 맞서 “파시스트”라고 비난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이어 우파 시위대에서 “죽여버리겠다”는 외침이 들리며 상대를 향해 돌진, 주먹싸움이 벌어졌다.


몸싸움은 차츰 호신용 스프레이와 흉기가 동원되며 격렬해졌고, 1명이 칼에 찔려 응급실로 실려갔다. 그는 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퇴원했으며, 인적사항이나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현장을 취재하던 보도진 1명(KPCC 소속 프랭크 스톨츠 기자)도 시위대로부터 린치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LA경찰은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의무화 법안을 발의한 누리 마르티네스 LA시의회 의장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백신을 반대하는 것은 애국심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라며 “우리는 폭력에 의지하지 않고 의견의 차이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반대 시위대와 언론을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도, LA에서도 설 자리가 없는 행동”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한편 존 리 시의원(12지구)은 의회가 발의한 조례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존 리 의원은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백신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번 조례안은 문제의 핵심을 다루지 못하며 자칫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만장일치가 필요한 1차 표결이 사실상 무산되며 일주일 뒤 2차 투표가 불가피해졌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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