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헬렌 켈러 자서전 『내 인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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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헬렌 켈러 자서전 『내 인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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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다. 해도 짧아졌다. 가을은 뭐니뭐니 해도 독서의 계절이다. 올 가을에 청소년과 학부모가 꼭 읽어봐야 할 고전 한 권을 소개한다. 책의 타이틀은 『The Story of My Life(내 인생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헬렌 켈러다.  


헬렌 켈러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언어에 흥미를 느꼈고, 눈과 귀의 기능이 다 사라지기 전 어렴풋이 말을 배웠던 기억을 떠 올렸다. 장애로 인해 언어를 배우고 이해하는데 수시로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그녀는 항상 언어에 흥미와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언어만이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그녀는 더욱 언어 습득에 집착했을 것이다. 언어란 것이 정상인에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헬렌 켈러에겐 생명줄이었고 그래서 그만큼 소중했으리라 추측된다. 너무나 많은 방식(mode)으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정상인은 언어를 그리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사실 막말과 부적절한 표현, 문란한 텍스트나 영상, 댓글 등으로 타인에게 상처와 아픔을 준다. 언어와 표현을 소중히 여기고 적절히 필터링하는 성숙함이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곰곰히 따져보면 우리 주변엔 장애인이 많다. 선천적인 장애인도 많고 사고나 노화로 장애인이 된 사람도 많다. 요즘은 학생 중 약 20%가 배움에 관한 장애자(learning disability)라 한다(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난독증 등). 그런데 이렇게 많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태도는 어떤가? 장애자를 돕기는커녕 피하고 무시하고 눈쌀을 찌푸린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의 마음과 태도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다.  


헬렌 켈러의 자서전엔 인내와 사랑으로 그녀를 가르친 애니 설리반 선생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감사하게도 헬렌에겐 설리반이란 헌신적인 선생이 존재했다. 헬렌 켈러는 설리반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변했음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자신이 설리반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켈러는 나중에 사회운동가로 널리 활약했는데, 설리반이 꼭 동반해 그녀의 연설을 청중이 알아듣게 전달했다. 참고로 설리반은 통역뿐만 아니라 교육방법에 대한 강사로도 활약했는데 켈러와 설리반의 활약과 영향은 그 당시 대단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사람이다. 독불장군, 자수성가한 사람, 개천에서 난 용은 하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 교사로서 지난 30여년 간 살아오며 많은 학생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많은 분의 도움과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그 분들께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  


『내 인생의 이야기』가 출판될 쯤 헬렌 켈러는 이미 몇 개의 논문을 발표한 래드클리프대학의 자랑거리였다. 그리고, 장애를 비웃고 비하하던 그 당시,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장애를 대하는 자세를 변화시켰다. 켈러는 신체적 장애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인종차별, 성차별, 지역감정 등)도 극복해야함을 호소했고, 삶의 여정을 통해 희망을 잃지 말고 적극적으로 역경과 싸워 이기라고 청중에게 전했다. 난세를 접한 이 세대가 꼭 들어야 할 조언이라 믿는다.  


요즘 청소년들, 이전과 달리 political correctness 때문에 장애자를 노골적으로 비하하진 않지만 장애인을 섬기고 돕고 사랑하고 품는 마음이 부족하다. 헬렌 켈러의 자서전을 통해 좀 더 너그럽고 따뜻하고 관용하며 섬기는 그런 마음을 갖을 수 있길 바라며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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