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총격사고에 "책가방 등교 금지"
미시간주 플린트시 전국 최초 결정
"도시락 담을 핸드백 크기만 허용"
학교, 쇼핑몰, 주택가 등지 어디에서든 총격사고가 난무하면서 미시간주 플린트시 교육청은 지난 6일 통학용 책가방 소지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뉴욕타임스 이날 미시간주(州) 플린트시 공립학교들이 책가방을 들고 등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시에서는 학생들 가방 검사에서 총기가 발견되는 경우가 잇따르자 한시적으로 대형 백팩 착용을 금지했다. 지난해 조지아주 클레이턴카운티에서는 속이 들여다 보이는 '투명 책가방'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처럼 아예 책가방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은 미 전국에서 처음이다.
플린트시의 경우, 도시락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작은 핸드백 크기의 가방은 허용하지만, 그보다 큰 가방은 학교에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있는 11개 초중고 학생은 가방 없이 학교에 가게 됐다.
시 교육청이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은 학교 내 총기 관련 사건을 막겠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이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선 총기와 관련한 위협 때문에 이틀간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후 시 교육청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올해 여름방학 시작 전까지 책가방 소지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케블린 존스 플린트시 공립학교장은 "총기를 분해하면 식별이 힘들기 때문에 학생들이 용이하게 책가방에 숨겨 들어올 수 있다"며 "학교 안전 관리를 위해 책가방 소지를 금지하고 안전요원 배치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플린트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옥스퍼드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 2001년 총기사건으로 학생 4명이 숨진 사건도 있었기 때문에 총기 반입에 대한 경각심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2020년 학기에 발생한 학교 내 총기사건은 93건으로 200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책가방 금지 조치는 과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가방이 아니더라도 옷 밑에 숨기는 등의 방식으로 총기를 반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책가방 금지 조치의 효과가 의심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