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세이빙스 이자율 "쥐꼬리만도 못하네"
평균 연 이율 고작 0.06%
돈 넘치는 은행, 예금 '노 땡큐'
소비자들 "차라리 가상화폐 하겠다"
모기지금리 및 자동차융자·크레딧카드 이자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은행 예금금리는 밑바닥 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은행 예금금리가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은 은행들이 소비자들의 돈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매체 ‘복스(Vox)’에 따르면 미국 내 은행 세이빙스 계좌 평균 연이자율은 0.06%에 불과하다. 오늘 당장 1만달러를 예치하면 1년 후 고작 6달러를 버는 셈이다. 이자율이 오프라인 뱅크보다 높다고 알려진 온라인 세이빙스 계좌의 평균 연이자율도 무시해도 그만인 0.5% 수준이다. 저축상품 중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은행 CD의 평균 연이자율은 0.15%이다. 은행들이 더 이상 예금고객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경쟁적으로 돈을 은행 세이빙스 계좌에 디파짓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인들의 저축율은 13.7%를 기록, 6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팬데믹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데다 각종 경기부양 현금과 실업수당 지급 장기화 등으로 늘어난 여유자금을 안전한 세이빙스 계좌에 넣어두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지난 9월15일 현재 미국 은행들의 현금성 자산은 총 4조7000억달러로 2020년 2월에 비해 2.6배나 증가했다. 은행들은 넘쳐나는 현금을 꽉 쥐고 있을 뿐 돈을 빌려줄 고객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은행들이 예금을 원하지 않는다면 돈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LA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8)씨는 “솔직히 요즘 여유자금을 은행에 넣어두면 바보 소리를 듣는다”며 “한 지인의 권유로 몇달 전 가상화폐에 일부 자금을 투자했는데 지금까지 원금의 30%를 벌었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