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LA한인들 위한 코미디축제 펼칠 것"
코미디언 엄영수(오른쪽)씨가 내년 초 LA에서 설맞이 코미디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은 공연기획사 에이콤의 이광진 대표. 최제인 기자
코미디언 엄영수
"세번째 결혼에 보내 준
한인들 응원에 큰 감사"
“제가 지난 2월 6일 결혼을 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축의금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200불, 300불, 뭐 1000불도 주시고요. 다 지났는데 아직도 황혼결혼을 축하해 주시니 내친김에 그냥 연말까지는 축의금 접수를 할려고요.”
천상 코미디언이다. 인터뷰 시작부터 상대를 미소짓게 만든다. “희극인은 언제 어디서고 웃겨야지요. 웃으면 좋잖아요. 분위기도 편안해지고 그래야 말도 술술 잘 나오거든요.”
미국에서 결혼 후 한국에 신혼살림을 차리고 방송활동에 전념해 온 엄영수씨가 불쑥 LA를 다시 찾았다. LA 주님의 영광교회에서 식을 올렸을 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고 도움을 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이었고 세 번째 결혼인데도 주위에서 정말 과도할 정도로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덕에 방송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시청률도 높아 엄영수 이미지도 좋아졌어요. 세상에 이런 행운이 어딨습니까.”
엄씨는 LA에 오기 앞서 지난 9일 뉴저지주, 10일 코네티컷에서도 한인축제의 주인공 노릇을 했다. 특히, 뉴저지 축제는 야외에 10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행사였는데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축제의 흥을 돋구었다. “김장축제, 노래자랑, 연예인 공연이 하루 종일 이어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줬어요.”
엄씨는 내년 초에는 LA에서도 대규모 코미디 축제를 펼쳐 코로나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한 한인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공연기획사 에이콤과 손잡고 ‘설맞이 한인사회 행복 대잔치’를 기획 중이다. 한국에서 지난 추석 때 ‘북콘서트’를 해 히트를 친 개그맨 최영준 등 코미디언을 초청하고 미국에 살고 있는 가수와 연예인들이 참가하는 합동공연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최영준씨 코미디는 새로운 장르입니다. 그림을 보여주면서 시사만평식으로 풀어 웃음을 주는데 촌철살인하죠. 코미디협회 후원으로 오는 27일부터 경인미술관에서 또 한 번 공연을 하는데 정말 기대됩니다.” LA공연이 잘 되면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등지로 순회공연도 할 계획이라고 엄씨는 덧붙였다.
담배는 원래 안 피웠고 술은 이번 결혼을 하면서 거의 끊었다는 엄씨는 일흔이 다 된 나이에도 건강한 모습이다. 요즘은 아내의 권유로 골프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고 했다. “1년 됐어요. LA사는 처가 쪽 식구들이 다들 골프를 친다고 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아직 100개 안팎의 실력이라 정말 운동이 많이 되던데요. 공이 똑바로 안 가니까 산으로 자꾸 가게 되고 아무튼 남들보다 걷는 거리가 두세 배는 되더라구요.”
언젠가 사회문제를 신랄하게 다루는 토크쇼를 하고 싶어 요즘도 매일 신문 6~7개를 정독하고 분야별로 스크랩까지 꼼꼼하게 하고 있다는 엄씨는 “나이 70은 유엔에서도 청춘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코미디 부활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왕성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씨는 올해로 21년째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회장을 맡고 있고 2년 더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한국 방송에서 사라진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미디언들이 국민들에게 다양한 웃음을 줄 수 있는 자기계발에 정진할 때 한국 코미디 부활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