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은 고열과 탈수" 수사 발표에도 의혹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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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은 고열과 탈수" 수사 발표에도 의혹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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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2개월만에 수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사인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 /유튜브 캡처



한인 일가족 등산로 사망 사건, 2개월만에 셰리프국 회견

"탈수로 애완견까지 한자리 사망이라니" 전문가들 의구심

외상, 독극물 중독, 자살 등 흔적 없어… 사인 여전히 '미궁'



지난 8월 요세미티 인근 시에라 국유림의 외딴 등산로에서 한인 여성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의문의 사건에 대해 수사 당국은 지속적인 고온 노출과 이로 인한 탈수로 사인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사망 원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카운티 출신 한인 여성 엘런 정(31)씨와 영국인 남편 존 게리쉬(45), 한 살배기 딸 미주 등 일가족 3명이 8살짜리 반려견 오스키와 함께 시에라 국유림의 머시드 강 인근 트레일을 따라 등산을 나갔다가 사망한 이후 두 달 여 만이다. <본지 8월 19일 A-1면 보도>


마리포사 카운티 셰리프국의 제레미 브리즈 경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등산로 일가족의 사망 원인이 '열 노출(Heat Exposure)과 탈수(Dehydration)’라고 밝혔다. 브리즈 경관은 “정씨 일가족이 107~109도(섭씨 43도) 사이를 오가는 날씨에 가파른 지역에서 등산을 하고 있었다”며 “이 지역에 익숙하지 않은 등산객에게는 예상치 못한 고온이었을 것이며, 이 전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당시 그늘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셰리프국은 "당일 남편이 휴대전화 앱으로 하이트 코브 트레일(Hite Cove Trail)을 검색했지만, 프로그램에는 등산로의 고도가 표시되지 않았다"며 "일가족은 약 1900 피트의 고도까지 트레일을 따라 2.2마일을 걸었으며, 100도가 넘는 고온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산행으로 인해 체온이 105도를 넘으면, 뇌와 기타 장기에 손상을 입히고 근육 경련, 피로, 현기증, 쇠약 등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려견의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것도 고열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등산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나타낸다. 남가주에서 활동하는 산악회 회장을 역임한 S씨는 "겨울 산행은 저체온증 등이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름 산행은 사고의 위험이 적다고 봐야한다"며 "시에라 국유림 지역을 몇 번 종주한 경험도 있다. 주변에 시냇물도 있었을텐데, 그런 사고는 납득이 어렵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또 다른 산악회 관계자도 "사고 당시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당시는 탄광 독개스나 독성 수초가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이었는데.... 탈수나 고열로 애완견까지 한 자리에서 사망했다는 설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리포사 카운티 셰리프국은 보도진의 질문에 "최근 20년 동안 비슷한 사고는 사례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수사관들은 유독성 조류를 포함해 물에 독극물 성분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벌였다. 채취한 샘플의 분석 결과 물에서 아나톡신(Anatoxin A)이 검출됐지만 일가족이 물을 섭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 인근에선 거의 비어 있는 85온스 물병 한 병과 분유통이 발견됐으며, 병 안의 물은 독소가 없는 깨끗한 물(혹은 수돗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1차 검시 결과 사망에 관련된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최초 소견이었다. 당국은 숨진 일가족이 총기나 다른 무기, 번개,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시안화물 노출, 불법 마약 또는 알코올이나 자살로 사망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족과 반려견 모두 물리적 상처나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부검에서도 원인에 대한 직접적인 단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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