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일 하나를 더 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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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일 하나를 더 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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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피곤해도 렌트비·식비에 어쩔 수 없어"

치솟는 생활비에 미국인 52%가 세컨잡 고려 



# 애너하임에 거주하는 킨더, 초등학생 2학년 두 자녀를 둔 김은우(43)씨는 소매업 마케팅 사무직에 근무하고 있지만, 지난 달부터 주말 파트타임으로 한글학교 교사를 시작했다. 두 아이의 데이케어 비용에 출·퇴근 개스값, 점심값까지 매월 고정지출 비용에 식료품 등 물가까지 폭등해 추가 일자리가 당장 필요했다. 주말까지 이어지는 근무로 몸은 피곤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 치노에 위치한 한스 바비큐 데리야끼(Hans BBQ Teriyaki)의 한경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컨잡 혹은 파트타임 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며 “직원 몇 명은 렌트비 감당이 어려워 세컨잡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하지만 다른 곳 일을 같이 하는 직원들은 임금을 비교해 가면서 ‘줄다리기’ 하는 경우가 있어 고용주가 골머리를 앓게 된다”며 “또 팬데믹 기간 어쩔 수 없는 영업 단축에도 투잡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물가가 오르면서 사람들 절반 이상이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추가 일자리(세컨잡)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기술 회사인 퀄트릭스(Qualtrics)가 정규직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8%의 근로자들이 세컨잡을 찾았고 14%는 향후 찾을 계획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직장인 성인의 18%가 경비 절감을 위해 생활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13%는 그럴 계획이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퀄트릭스 심리학자 벤자민 그랜거 박사는 “예산이 빠듯해 지면서,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을 포함해 치솟는 생활비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즉, 수입을 늘리고 지출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가구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ABC 뉴스가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 가구당 필요한 생필품을 충당하기 위해 매달 445달러가 추가로 지출되고 있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은 지난 1981년 2월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큰 연간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유제품과 커피는 16%, 계란 한 판 가격은 전년대비 약 30% 올랐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자녀가 있는 근로자의 재정적 압박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직장인 부모 10명 중 7명은 급여가 생활비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있는 직원의 약 47%가 추가 일자리를 찾았는데 이는 전체 근로자의 38% 비율보다 높은 수치다. 


한편, 자동화 전문 기술 회사인 제피어(Zapier)의 5월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40%가 부업(Side Hustle)을 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3분의 1에서 증가한 수치다.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자녀를 고등학교까지 키우는데 발생하는 비용은 2년 전보다 약 2만6000달러 증가한 30만달러 이상이다. 노동통계국은 지난 달 기준, 780만 명의 미국인들이 하나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으며, 이는 전체 노동자의 4.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2월 30만 8000명에 비해 8월에는 44만 명의 미국인이 두 개의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이 한 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며, 특히 기본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소득 근로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는 분석이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항아리 칼국수(Hangari Kalguksu)의 브라이언 직원은 “직원의 60%가 투잡이다. 특히 주방 라틴계 직원들의 대부분이 그렇다”고 말했다.


퀄트릭스는 치솟는 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근로자 10명 중 6명은 고용주에게 더 많은 교대 근무 또는 근무 시간을 요청하는 반면, 10명 중 4명은 더 높은 급여를 받는 직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소비자의 40%가 신용 카드 부채를 더 많이 지고 있으며 이는 지난 6월 이후 6%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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