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 앞 공간 활용했을 뿐인데 ‘퇴거 통보’
한인업주 김씨가 건물주 측의 퇴거 통보에 맞서 법정 싸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작은 사진은 FOX11과 인터뷰하는 모습. 앤서니 김 제공· FOX11 캡처
라팔마 바비큐 식당 한인 업주 “팬데믹서 생존 위한 몸부림인데”
파킹랏 활용에 건물주측 제동 “원상복구 안하면 10일 안에 나가라”
FOX11 “어려운 시기 소상인들 고충”…업주 ”소송까지 고려하겠다”
"라 팔마 시로부터 식당 운영에 대한 어떤 법규도 위반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퇴거 통보를 내린 것은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점 때문에 받는, 차별적인 조치라고 밖에 받아들 수 없다."
오렌지 카운티의 라 팔마에 위치한 바비큐 식당 ‘Wholly Smokes BBQ’가 건물주로부터 퇴거(eviction) 통보를 받고 운영 위기에 내몰렸다.
한인 업주 앤서니 김(38, 한국 이름 김태준)이 운영하는 ‘Wholly Smokes BBQ’는 지난 5월 개업한 이후 짧은 기간에도 입소문을 타고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옐프(Yelp)의 이용객 평점도 별 5개로 만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건물주로부터 ‘야외 패티오 확대 운영에 대한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퇴거 통보를 받은 상태다.
샌타애나에 거주하는 김 사장은 이민 2세로 노스 캐롤라이나의 미군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며 숯불에 고기를 굽는 조리법을 배웠다. 인기 메뉴인 '소칼(SoCal) 바비큐'가 바로 그런 레시피로 탄생한 아이템이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훈제 고기 맛을 음미하며 주차장에 마련된 야외 패티오 이용을 즐기고 있다.
김 사장은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해 3월 식당 운영에 대한 임대 계약을 완료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절차가 1년 넘게 지연됐다"며 "어렵게 오픈한 뒤로는 특수 상황으로 업소 바로 앞 주차장을 활용해 실외 영업을 확대했지만, 건물 관리회사 측이 이를 문제 삼아 지난 8월 20일 ‘구조 변경을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으면 10일 안에 퇴거시키겠다’고 통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통보대로라면 퇴거 시한이 지났지만, 아직 강제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Wholly Smokes BBQ’의 퇴거 문제는 FOX11가 뉴스로 다룰만큼 지역사회의 이슈로 떠올랐다. FOX11은 이 보도에서 “건물주 측이 패티오 확대 운영과 관련해 ‘세입자는 다른 세입자와 충돌을 일으키는 시설 변경을 금해야 하며, 쇼핑 센터 내 다른 고객의 주차 공간 확보를 방해하면 안된다’는 조항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사장은 "팬데믹 기간, 식당을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운영 방침을 수행했을 뿐이다. 개조된 파킹랏도 업소 바로 앞 부분이라 전용 구역으로 인정돼야 한다"며 "라 팔마 시로부터 어떤 법규도 위반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인근에 있는 백인 운영 업소에서는 술에 취한 손님들로 인해 세입자들과 적잖이 시비가 붙는데, 이에 대한 조치는 전혀 없다”며 "아시안 테넌트에게는 아무렇게나 해도 가만히 있는 줄 알고 있는 것 같다. 건물주 측의 차별적 조치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세 자녀를 둔 김 사장은 "항상 약자였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상황에 따라 소송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그렇지만, 고객들에게 특수한 훈제 고기를 맛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끝까지 건물주 측과 타협점을 찾으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