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쪼개서 세이빙스·투자 어카운트에 분산하라"
올해 집을 사려다 이런 저런 이유로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모아둔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AP
모아둔 다운페이먼트 자금 활용법
언제쯤 홈쇼핑 재개하고, 돈은 얼마나 쓸지 확실하게 계획 세우는 게 중요
리스크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자금규모에 맞는 플랜 바람직
올해 꿈에 그리던 내집을 장만하려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제한된 매물, 바이어간 치열한 경쟁 때문에 결국 주택구입을 포기한 사람이 적지 않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보통 주택가격의 5~20%정도를 다운페이먼트 자금으로 가지고 있다. 세이빙스 어카운트 이자율은 너무 낮고,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에 돈을 투자하기에는 불안해 자금을 어떻게 굴려야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드림홈을 찾거나, 주택시장 열기가 식을 때까지 확보한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지 살펴본다.
◇언제 다시 주택시장에 뛰어들 것인가
하우스 헌팅에서 벗어나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짧게는 몇주, 길게는 1년 이상 ‘휴식기’를 가질 수도 있다. 언제쯤 모아둔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사용할지, 얼마를 사용할지 확실히 파악해야 돈을 어떤 방식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재정 전문업체 ‘실버페니 파이낸셜’의 샬롯 겔레카 CEO는 “만약 마음에 쏙 드는 집이 매물로 나왔을 때 신속히 움직이려면 자금을 세이빙스 계좌에 예치해 둘 것을 추천한다”며 “다운페이먼트 자금만을 위한 어카운트를 별도로 오픈하고, 비상상황 발생시에도 건드리지 말 것”을 조언했다.
‘릿홀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블레어 듀케네이 재정분석가는 “주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불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미니멈 디파짓 금액이 크고, 대신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세이빙스 계좌를 알아볼 것”을 권했다.
◇다운페이먼트 자금 규모
모아둔 다운페이먼트 규모가 클수록 돈을 더 불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돈을 세이빙스 계좌에 넣어두길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만약 12~18개월 정도 주택구입을 미룰 경우 기다리는 동안 집값이 더 올라 더 많은 다운페이먼트 자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장기전’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면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펀드에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나을수도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미국 내 중간 주택가격은 35만9900달러로 지난해 7월에 비해 18%나 상승했다. 2020년 홈바이어들의 평균 다운페이먼트는 12%(4만3188달러), 첫 주택구입자의 평균 다운페이먼트는 7%(2만5193달러)로 조사됐다.
◇리스크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가
실제로 집을 사려고 준비한 다운페이먼트의 100%를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세이빙스 어카운트에 단 한푼도 넣지 않고, 오로지 수익률을 쫓는다. 반면에 리스크를 조금 더 줄이기를 원하면 채권이나 채권 ETF에 투자한다.
한 재정전문가는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주식, 채권, ETF 등에 투자할 경우 장기·단기 자본소득세(capital gains tax)를 염두에 둬야 한다”며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수익률이 낮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나을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다운페이먼트 쪼개기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돈을 쪼개서 일부는 원금이 보장되는 세이빙스 어카운트, 일부는 머니마켓 펀드, 일부는 변동성이 적은 투자상품에 붓는 것을 고려해 봄직하다.
한 전문가는 “만약 돈이 3개월 뒤에 필요하면 100%를 세이빙스 계좌에, 6개월 뒤에 필요하면 75%는 세이빙스, 25%는 주식*채권 등 투자상품에, 9개월 뒤에 필요하면 50%는 세이빙스에, 50%는 투자상품에 돈을 넣어둘 것”을 추천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