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내 3불” 한인택시의 극적인 반격
우버·리프트 요금 상승해 전세 역전
한인타운 내에서는 2배 이상 차이도
업계 “시니어층에는 여전히 필요해”
최근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서비스의 이용 요금이 인상되면서, LA 등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는 저렴하고 시니어층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한 한인 택시의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다. 우버, 리프트에 설 자리를 잃고 지리멸렬하던 업계의 놀라운 반격이다.
A업체의 대표는 “어떤 날은 오후에 배차를 해주지 못할 정도로 콜(전화)이 몰린다. 이런 현상이 생긴게 벌써 2~3개월은 된 것 같다”며 “작년 어려울 때는 기사분이 3명밖에 없었다. 요즘은 아홉 분이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업체의 경우도 비슷하다. “예전에는 하루종일 콜이 하나도 없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올 봄부터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공항이나 장거리 콜도 생긴다”며 반색이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얼마전 한 이용객의 트위터가 화제였다. 가주에서 뉴욕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맨해튼에서 공항까지 우버 요금으로 248달러를 지불했다는 경험담이었다. 웬만한 국내선 편도 요금에 못지 않은 금액이었다.
LA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평일인 16일 낮 시간대로 조회해봤더니 한인타운에서 우버를 이용해 LA공항까지 가려면 34~35달러 가량이 소요된다. 짐이 많아서 밴 같은 차량을 이용하려면 47~48달러까지 올라간다.
반면 한인택시의 경우는 25~30달러 정도로 조사됐다. 여기에 팁이 붙으면 조금 달라지기는 한다.
타운 내 짧은 이동에서는 차이가 더 극적이다. 역시 16일 윌셔광장에서 LA총영사관까지 요금을 검색해봤다. 우버의 경우 오전 10시 대에는 15.68달러로 나타나더니, 오후 4시 쯤에는 10.40달러로 검색됐다. 대략 10~15달러쯤 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인택시는 이보다 훨씬 저렴하다. 대부분 ‘타운 내 3달러’를 표방한다. A업체는 “손님들이 내리시면서 보통 팁을 포함해 5달러 정도 주고 가신다”고 밝힌다. 그래도 차량공유서비스의 절반 이하 가격대다.
시장조사업체인 라쿠텐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호출 서비스 이용 요금은 1년 전과 비교해 최대 40%까지 인상됐다. 구인난에 시달리며 운행 인력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2월 우버 등 호출 서비스 업체에 등록한 운전사는 7만9000명에 달했지만, 올해 4월엔 5만4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처우가 나은 배송트럭업체로 옮기거나, 실업수당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늘어서다. 우버는 인력 충당을 위해 2억5000만 달러의 보너스 계획도 밝혔다.
작년까지만 해도 LA한인택시 업계는 고사 위기에 빠졌다. 우버와 리프트가 거리의 75% 이상을 지배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경기까지 겹쳐 폐업하는 곳이 속출했다. 몇몇 업체는 사납금을 없애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물론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문제가 걸려 무작정 두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시니어층에게는 한인택시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 수단인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역전 현상을 보는 시각이 냉정할 수 만은 없다.
우미정·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