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는 은행"
PCB뱅크 헨리 김 행장 인터뷰
"고객 위한 빠른 일처리에 손님들 늘어"
14억달러 은행자산 25억달러로 늘린 비결
"팬데믹 이후 은행권 위기 정면돌파할 것"
"지점 1~2곳 더 늘리고 직원교육에 충실"
‘신속정확한 업무처리로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는 은행.’
헨리 김<사진> 행장이 꿈꾸는 PCB뱅크의 모습이다. 물론, 행장으로서 직원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외형적 목표도 있다. ‘PCB의 리저널뱅크 도약’은 김 행장의 또 다른 꿈이다. 2018년 PCB의 3대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은행자산 14억달러를 현재 25억달러 규모로 키운 능력이라면 시간의 문제일 뿐, 리저널뱅크로의 성장이 아주 먼 일도 아닐 터이다.
김 행장은 2022년 두 번째 행장 5년 임기를 시작하면서 “은행자산을 50억달러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리저널뱅크의 시작이 100억달러 규모부터라면 ‘PCB맨’으로서 디딤돌만큼은 분명히 마련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행장은 은행의 성장을 외형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은행은 고객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고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특히, 스몰비즈니스 고객들이 융자를 요청하면 빠른 검토와 결정을 통해 제때에 전달해야 기업도 살고 커뮤니티 발전에도 힘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김 행장은 론오피서들에게 “인터뷰를 해 보고 괜찮다면 일주일 만이라도 대출을 승인하라”고 독려한다. 직원들에게는 당연히 기본에 충실하되 디시즌 메이킹을 빨리 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어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한다.
어쩌면 그런 업무방침이 김 행장이 PCB를 끌고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건널 수 있던 비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김 행장이 PCB 수장에 오른 때는 경기가 서서히 내려가는 중이었고, 2년 쯤 지나 코로나 사태가 불거졌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그때는 솔직히 ‘한동안 암흑기를 거칠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도 했지요. 그런데, 전화위복이랄까요! 정부구제금융인 PPP론, 퍼블릭 펀드 신청이 은행을 통해 시행되면서 오히려 은행은 기회를 얻었고 그 덕에 성장하게 됐어요.”
은행들이 다 같은 기회를 가졌지만 누구나 큰 혜택을 본 것은 아니다. 컨트롤 타워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 그리고,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필수였다. “론을 신청하는 고객들을 위해 직원들이 정말 늦게까지 최선을 다했어요. 대형은행들은 오토메이션 방식으로 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처리가 늦었고 저희는 직접 고객을 만나, 밤을 새워서라도 검토를 마치고 론이 될 수 있도록 서둘렀지요. 그렇게 빠른 일처리를 하다보니, 고객들은 좋아했고 많은 비즈니스니 고객들이 PCB의 새로운 손님이 되더라고요. 물론, 고생한 직원들에게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은 당연했고요.”
큰 위기를 잘 넘긴 탓일까? 요즘 은행권 위기가 다시 거론되는 것을 두고, 김 행장은 다른 해석을 한다. ‘연준의 금리인상과 뱅크런 등으로 지역은행들이 잇달아 파산하면서 은행이 또 한 번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김 행장은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어려워진 것은 맞다. 그러나, ‘큰손’들이 많은 리저널뱅크의 어려움이 더 클 수 있다. 대형은행에서 손님을 끌어 와 국채, 본드 등에 투자한 터라 바로 론으로 만들기 어렵고, 루머에 뱅크런까지 발생하면 흔들리기 쉽다. 그러나 PCB같은 커뮤니티뱅크는 그런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내실을 다진다는 게 마냥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게 김 행장의 말이다. “PCB는 워낙 군살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더 커야 하는 은행이라 레이오프나 폐점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행장은 또 한 번의 힘든 시간이 될 수 있겠지만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계획대로 지점도 1~2개 더 늘려 차별화한 고객서비스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절대 손님으로부터 컴플레인 받지 말고 론 결정은 되도록 빨리 하라고 합니다. 론이 되든 안 되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붙들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거든요.”
새로 지점 오픈을 계획하는 곳은 조지아주와 워싱턴주 시애틀 쪽이다. PCB가 지난 1분기 실적에서 다른 중소규모 한인은행들보다 유독 큰 이익(1030만달러)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지난해 말 텍사스 댈러스와 캐롤턴,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에 3개 지점을 오픈, 실적향상에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시에 지점 확장을 통해 지속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PCB는 현재 남가주 11개, 텍사스 2개, 뉴욕과 뉴저지에 3개 등 15개 지점을 갖추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해 오픈한 3개 지점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리저널 매니저와 팀원들이 있어 올해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다. 또, 그동안 홈모기론 마켓이 둔화했지만 지난해 애틀랜타에 오픈한 홈모기지 웨어하우스 랜딩 디비전의 활동이 늘고 있어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UC샌타바버라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1990년 중앙은행에서 론 오피서로 은행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미은행에서도 근무했고 2003년 태평양은행(현 PCB) 창립멤버로 합류해 대출심사부장, CCO(Chief Credit Officer), COO(Chief Operating Officer)를 두루 경험한 후 행장에 올랐다.
“아무래도 큰 론이 디폴트가 나 은행에 손실이 많을 때 스트레스를 받지요. 그럴 때는 시간이 나면 오토바이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질주합니다. 어렵더라도 정면돌파해야지요. 매사에 정직하고 투명하고 바르게 전진한다면 그동안 큰 어려움을 극복한 것처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김문호 기자 mkim@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