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막말 시의원 3명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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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막말 시의원 3명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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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본회의에 앞서 시위대가 문제의 차별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abc7 뉴스화면



오늘 LA 방문 앞두고 이례적 직접 언급 

백악관 첫 흑인 대변인 통해 입장 발표

시위대 격앙된 분위기 속 본회의 진행 

문제 의원 소위원장 자격 박탈안 상정



LA의회 인종차별 발언 스캔들 일파만파 - 1단컷



LA시의장과 의원들간에 오간 인종차별 막말 스캔들에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참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누리 마르티네스 전 의장을 비롯해 녹취록에 등장하는 의원 3명의 사퇴를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의 첫 흑인 여성 대변인 카린 장 피에르를 통해 “대화에 참석했던 LA카운티 노조연맹의 론 에레라 위원장과 같이 함께 대화를 나눈 다른 시의원들도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직접 사임을 언급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남가주 방문을 하루 앞둔 시점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사우스랜드 방문 겸 연방 하원의원 선거기금 모금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LA로 날아와 인프라 투자관련 연설을 한 뒤 OC까지 둘러보는 스케줄이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남가주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해당 의원들의 신병을 정리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종차별 대화를 주도했던 누리 마르티네스 전 의장은 논란이 일자 10일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함께 있던 데 레온(14지구), 힐 세디요(1지구) 의원과 함께 의원직(6지구)까지 내놔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에릭 가세티 LA시장, 알렉스 파디야(민주) 연방 상원의원과 LA시장 후보인 캐런 배스, 릭 카루소가 이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LA시의회는 11일 오전 이 문제와 관련해 본회의를 열었지만, 이 자리에 마르티네스 전 의장은 행정 휴가를 낸 채 불참했고, 데 레온 의원과 세디요 의원은 시위대의 거센 항의를 받고 회의장에서 쫓겨나는 촌극을 빚었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본회의는 해당 의원들에 대한 인사 절차가 논의됐다. 마키스 해리스-도슨(8지구) 의원은 문제가 된 의원들이 이미 주민들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시의회 산하 소위원회를 이끄는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안을 상정했다. 마르티네스 의원은 현재 코로나19 회복, 지역 투자, 선거 관련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데 레온 의원은 노숙자, 빈곤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세디요 의원은 주택 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문제의 녹취록은 지난해 10월 녹음된 것으로, 선거구 조정이 한창이던 시기에 마르티네스 의장과 레온, 세디요 의원과 에레라 의장 등 4명이 모여 LA의회 내에서 라틴계의 장악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가 이어졌다. 특히 흑인 커뮤니티에 대한 적대감을 나타내며, 자신들의 입장에 반대되는 마이크 보닌(11지구) 의원을 ‘Little B**ch’라고 부르며, 시의회의 네번째 흑인 의원이라고 비아냥댔다. 또 그의 흑인 입양 아들을 ‘작은 원숭이’로 칭하며 장신구에 비유하기도 했고, 조지 개스콘 검사장에게는 흑인 편을 들어준다며 F워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녹취록 가운데 ‘작고, 까맣고, 못 생긴’ 사람들로 언급된 한인타운 내 오아하카(Oaxaca) 커뮤니티도 성명을 통해 “그들이 흑인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원주민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남부 오아하카 지방 사람들은 1950년대 농장 노동자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LA로 이주해 현재 20만명 가량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교롭게도 원주민의 날(컬럼버스 데이의 새로운 명칭) 이런 일이 생겨 더욱 큰 상처로 남게 됐다는 입장이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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