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명품백 노리고 차 유리까지 박살
뉴포트비치에 있는 패션 아일랜드 주차장에서 강도가 차량 뒷 창문을 박살내고 명품 가방을 훔쳐 갔다, S씨 제공
매장부터 몰래 따라붙어 범행
'미행 범죄' 한인 피해 잇따라
LAPD "승하차 때 주위 살펴야"
# 풀러튼에 거주하는 S(41)씨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방문한 부모님을 위해 뉴포트비치의 패션 아일랜드(Fashion Island)에 들러 선물용 명품 가방을 구입했다. 주차된 차량 뒷자석에 새로 산 가방을 보관한 뒤 나머지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일행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뒷 창문은 박살 나 있었고 불과 몇 시간 전 구입한 명품 가방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경찰은 범인(들)이 S씨의 가방 구입하는 것을 보고 뒤따라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B사의 고급 승용차를 모는 Y(50·LA 거주)씨는 골프장 인근 식당에서 잠시 물건을 픽업한 후 차량으로 돌아왔는데 불과 15분 만에 트렁크에 있던 고가의 골프채와 노트북, 유모차, 심지어 차량 번호판까지 도난 당했다.
LA 한인타운을 비롯한 곳곳에서 ‘미행 범죄(Follow-Home Robberies)’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가의 귀중품을 구매하거나 갖고 있는 사람을 타겟으로 차량 또는 집에까지 따라붙어 강·절도 행각을 벌이는 수법이다. 이 같은 범죄에 한인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LA경찰국(LAPD)은 최근 멜로즈 애비뉴, 다운타운의 주얼리 디스트릭트, 나이트클럽, 고급 식당 등이 위치한 지역에서 이러한 유형의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며 경각심을 높이고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멜로즈 애비뉴에서는 지난 몇 달 동안 한 식당 패티오에서 식사하던 손님들이 권총으로 위협받아 귀중품 강탈 피해를 당하는 등 강도 사건이 잇따랐고, 신발 가게 앞에서는 언쟁 중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행 강도 사건 범죄 유형을 살펴보면, 용의자는 일반적으로 시계, 목걸이와 같은 고가의 액세서리 또는 지갑이나 장신구를 소지한 사람을 표적으로 삼아 주차장 혹은 집, 회사를 따라다니며 강탈한다. 어떤 경우에는 용의자가 피해자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표적으로 삼기도 하며, 고급 차량 운전자가 목표물이 되기도 한다.
LAPD는 최근 이러한 범죄 경향이 급증함에 따라 범죄 예상 지역에 도보 또는 자전거 순찰을 늘렸다. LAPD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차량에 타거나 내릴 때, 식당, 상점, 쇼핑몰 또는 클럽에서 자리를 뜨기 전에 주변을 잘 살피고 이상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는 고가의 지갑, 보석, 시계 등을 늘어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수상한 사람의 차량 정보를 기록해 두고 운전 도중 미행 당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즉시 911에 신고하고 가장 가까운 경찰서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LAPD는 무엇보다 강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저항하지 말고 강도를 쫓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가능한 빨리 경찰에게 연락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