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차량 수난시대’…10대들이 노린다
FOX 11 뉴스 화면 캡쳐
한 달 새 LA카운티 3개 도시에서만 150대 도난
대부분 10대들로 훔친 차로 강도짓까지 벌여
"현대·기아 차 소유주는 보험들기도 까다로워"
현대차·기아 차량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도난방지창치가 장착되지 않은 현대·기아 차량의 도난이 그치지 않는데다 한 술 더 떠, 자동차 보험회사들마저 도난이 잦다며 신규 보험가입 승인절차를 어렵게 하고 있다. '현대·기아 차량 구매가 망설여 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LA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달 LA카운티 도시 3곳에서만 150대 이상의 현대·기아 차량이 도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bc뉴스가 24일 전했다. 더구나 150대나 되는 현대·기아차를 훔친 용의자들은 20여 명으로 모두 18세 이하로 확인됐다. 이들은 훔친 차를 이용해 강도행각까지 했다고 셰리프국은 밝혔다.
셰리프국(LASD)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규모 젊은 남성그룹이 강도짓을 하기 위해 온라인 협력을 꽤하고 있다”며 20여 명이 연루된 최근 무장강도 사건에 대해 경고했다.
대부분 18세 이하로 추정되는 구성원들은 문자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범죄에 대해 서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랭캐스터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한 곳에서 만나 강도짓을 한 후 뿔뿔이 흩어진다. 이들은 LA와 랭캐스터, 팜데일 도시 3곳에서 차량절도와 두 건의 총격사건을 포함한 최소 20건의 강도사건에 모두 연루됐다. 현재까지 5명이 체포됐으며, 체포된 용의자에게서 총기도 회수됐다.
이 같은 일련의 강절도 사건은 지난 달 12일 이후 발생했으며, 대부분의 사업장과 몇 몇 노점상, 심지어 월마트에 앉아 있는 여성의 차를 강탈한 건도 포함됐다. 용의자들이 훔친 차는, 대부분 현대와 기아 세단이다. 절도범들은 훔친 차로 강도짓을 하고 이후 길거리에 방치하거나 견인업체에 파는 등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 쉽게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 차량은 지난해 ‘차 키 없이도 쉽게 훔칠 수 있는 차’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10대들에게 타겟이 됐으며 관련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캘코보험의 진철희 대표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기아 차량의 경우 머큐리, 프로그레시브, 트래블러스 등 대부분의 보험회사에서 신규가입을 꺼리고 있다”며 “지난 2월 21일부터 인증제조 도난방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Proof of Manufacture Anti-Theft Software Upgrade)로 불리는 별도의 승인절차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승인이 통과된다고 해도 현대·기아 차량의 경우 대부분 언더라이팅 리뷰의 한 단계 절차를 더 거치게 되는데 최소 20일의 대기시간이 있는데다, 리뷰 승인절차도 까다로워 보험가입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여 명의 용의자 그룹은 이 달에만 주유소와 주류판매점, 피자헛 등 랭캐스터의 여러 사업체에 피해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일 LA 4가와 이스트 애비뉴에 있는 셰브론주유소에서는 점원이 도난당한 물건을 되찾으려다가 이들 강도들이 쏜 총에 얼굴을 맞고 위독한 상태로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무장강도 사건은 지난 17일 비치애비뉴에 위치한 주류판매점에서 발생했으며, 한 점원이 용의자와 싸우다가 등에 총을 맞았다.
셰리프국은 주민과 사업주들이 경각심을 가질 것과 의심스러운 활동이 발견되면 경찰에 신고(전화 800-222-8477)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