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방역 지침… 빗장 대신 부스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일 메릴랜드 베세즈다 국립보건원(NIH)에서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AP
바이든 "봉쇄는 없다"…입국시 음성확인 강화, 격리 조치는 보류
백악관 대변인 "모든 건 테이블 위에"…추가 조치 가능성도 언급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강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발견된 와중 발표된 이번 조치는 대규모 봉쇄나 입국 금지 대신 부스터샷 접종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일부 검사 및 방역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 국립보건원(NIH) 연설에서 "새 계획은 봉쇄 조치를 포함하지 않으며 대신 백신과 부스터샷 확대, 코로나 검사 확대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새 지침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률을 높이는 데 우선 방점을 뒀다.
미국의 현재 백신 미접종 성인의 수는 43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을 설득해 접종률을 높이기보다는 기존 접종자 가운데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1천만 명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촉구하는 것이 방역망 강화에 한층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취약층인 63세 이상 노령층을 대상으로는 접종 독려를 위한 직접 접촉을 병행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자체 백신 의무화 규정을 도입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학교를 위한 별도의 방역 지침도 내놓았다.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밀접 접촉이 의심되면 등교는 이어가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지속적으로 받는 방안이 포함됐다.
가정에서 손쉬운 자가 진단을 위해 민간 의료보험이 자가진단 키트 비용을 보전하도록 하고, 학교와 요양원, 감옥 등 일부 다중 이용시설에는 무료로 키트를 보급할 예정이다.
해외 여행객의 경우 추가 여행 규제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음 주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백신 접종 여부나 국적에 관계없이 출국 하루 이내에 한정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3일 이내였던 기존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다만 백악관은 입국 후 별도 검사나 격리 등 조치는 일단 보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크리스마스 미국 성인의 백신 접종률은 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7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노인층의 86%가 접종을 완료했다"며 "아직까지 추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지만, 필요시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와 함께 다른 백신이나 부스터 개발을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공화당 일각에서 방역 대첵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언급, "이 나라에서 코로나19는 분열을 초래하는 정치적 문제가 돼 버렸다"며 "이 대책은 우리를 통합시키는 대책이 돼야 한다"며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에서 두 번째 오미크론 감염 사례 발생과 관련, "어떤 것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며 국내선 백신 접종 의무화를 포함해 강화된 미국 입국 규제 등 추가 방역 조치에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사키 대변인은 "정부는 무엇이 실행가능한 것인지 검토 중"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가장 효과적인 것이 무엇이냐"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전날인 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이날은 뉴욕시를 방문한 미네소타주 주민에게서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