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
지난 1981년 3월 3일 전두환대통령과 영부인 이순자여사가 취임식장에서 참석인사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오전 8시 45분 자택서 가족들 임종
33년 전 부인과 백담사로 떠난 날
노 전 대통령 타계 29일만에 따라가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23일 별세했다. 유족 측은 이날 본지에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오전 8시 45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193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5세 때 대구로 이주, 대구공업고·육군사관학교 11기를 졸업했다. 6·25 전쟁에 참전했으며, 1959년 미 육군 특수전, 심리전 교육을 수료했다.
1961년 5월 16일 5·16 군사정변 당시 육사생도들의 쿠데타 지지 시위를 주도했다. 1963년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서관과 중정 인사과장 등을 거쳤다. 1970년 11월부터는 1년간 백마부대 29연대장으로 베트남 전쟁에 파병됐다.
1976년 3월 차지철, 박종규 등의 추천으로 대통령 경호실 작전차장보 겸 보안차장보로 발탁됐다. 1979년 3월 육군본부 보안사령관이 됐으며, 10·26사태 후 합동수사본부장으로서 박정희 암살 사건을 수사했다. 1979년 12·12사태로 군부 실세가 됐다.
이듬해 중앙정보부 서리직을 겸직했으며, 학생 시위가 거세지자 5·17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를 발동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압을 주도, 5월 27일에는 국보위를 조직하고 상임위원장이 됐다. 이를 통해 정부 실권을 잡고, 1980년 9월 1일 간선제를 실시,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대통령직 퇴임 이후 7년 뒤인 1995년에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 혐의로 사형을,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1997년 12월 22일 사면·복권됐다. 전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이 악화해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이날은 전 전 대통령이 1988년 11월 23일 대통령 재임 기간의 죄과(罪過)에 대해 사죄하고 아내 이순자씨와 강원도 백담사에 들어간지 만 33년되는 날이다.
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친구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물려줬지만, 5공 청산 과정에서 백담사로 2년 ‘귀양’을 갔다. 그날 그는 전 재산 헌납을 포함한 대(對)국민 사과문을 서울 연희동 자택 응접실에서 발표했고, 집 앞에서는 5·18 진상 규명 등 각종 시위가 열렸다.
이날은 또 그의 육사 11기 동기(정규 육사 1기)이자 후임 대통령인 노 전 대통령이 별세한지 29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