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BTS 4회 공연 티켓을 모두 샀다네요
해리슨 캔실라가 24일 소파이 스타디움 앞에서 열린 티켓 증정 행사에 BTS 멤버 정국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소파이 스타디움 공식 트위터
“손주들 봐 달라” 부탁에 좋은 시부모 소리 들으려 선뜻 OK
내일 SoFi서 첫 공연…LA가 들썩, 재판매 티켓·숙박비도 폭등
다운증후군 14세 소년 100만번째 고객에 선정돼 VIP석 관람
LA에 사는 한인 A씨의 얘기다. “얼마 전에 타주에 사는 아들 내외로부터 연락이 왔다. 며느리가 LA로 온다는 것이다. 친정이 이곳이기 때문에 ‘집안에 무슨 일이 있나’ 했는데,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보러 온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하루가 아니었다.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4회 공연 티켓을 모두 샀다는 것이다. 거의 일주일 동안이나 머물러야 하니, 그동안 손주들 좀 봐달라는 부탁이었다. 잠시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은 시부모 소리는 듣고 싶어 선뜻 오케이 했다.”
아미(ARMY·BTS 팬들의 호칭)들의 열풍에 LA일대가 뜨겁게 달궈졌다. 2년 만에 팬들과 직접 대면하는 콘서트를 여는 방탄소년단은 27일 소파이(SoFi) 스타디움에서 첫 무대를 갖는다. 이어 28일 두번째 공연이 열리고, 12월 1일과 2일에도 아미들을 만난다.
4회분 공연 입장권은 한 달 전에 매진됐다. 티켓 정가는 75∼275달러 정도지만 재판매 사이트에서 최고 25배가 넘는 호가가 형성됐다. '티켓마스터'에 따르면 27일 첫날 공연에서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A1 구역의 좌석은 7300달러에 올라왔고, 가장 뒷자리도 350달러에 거래된다.
숙소 잡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인근 호텔 1박 예매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디움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트렌드 호텔'(Trend Hotel at LAX Airport)은 공연 첫날인 오는 27일 기준 1박 350달러부터 시작이다. 5성급도 아닌 실속형인 해당 호텔은 크리스마스 이브 가격도 120달러 안팎을 받고 있으나 BTS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곳 '카사 벨 모텔'(Casa Bell Motel Los Angeles LAX Airport)과 '크리스탈 인 스위트 앤 스파'(Crystal Inn Suites & Spas)도 1박에 약 240~250달러 선으로 크리스마스의 2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도 대부분 예약이 끝나 아미들은 방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룸메이트를 찾기도 한다.
한편 열성적인 BTS 팬으로 알려진 LA의 한 다운증후군 소년이 극적으로 공연 티켓을 손에 넣어 화제다. NBCLA에 따르면 뉴버리파크에 거주하는 14살 해리슨이 콘서트 무료 입장권을 선물 받았다. 그는 BTS 공연을 위해 몇 달 동안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모았지만 이미 매진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소식은 해리슨의 어머니가 SNS에 올리며 세상에 알려지게 됐고,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소파이 스타디움 측이 개장 100만 번째 고객을 기념해 그를 행운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무료 티켓을 얻은 해리슨은 27일 첫 회 공연을 VIP석에서 관람하게 됐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