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기도를 요청받는 부모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은 지극한 효성으로 유명하다.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郭樂園) 여사는 훌륭한 기도의 어머니였다. 곽 여사는 일찍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권사가 되었다. 곽 권사는 평생 아들을 위해 기도했다. 어머니의 교훈과 신앙적 격려는 백범의 생애와 활동의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을미사변 후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군 쓰지다(士田)중위를 김구가 저격하고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될 때 백범은 모친을 만난다. 그때 백범은 모친께 꼭 살아서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내겠다는 결심을 전했다. 그때 그의 어머니는 “좋다. 네 믿음이 너를 살려 줄 것이다. 하나님께서 너를 살려 줄 것이다. 네가 그토록 의로운 일을 했기 때문에 죽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다면 나는 이제부터 안심이다. 너는 살아서 기어이 큰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백범을 끌어안고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어머니 기도대로 사지에서 백범은 살아났다. 백범의 담대하고 강력한 삶의 배경에는 어머니의 기도가 있었다. 백범은 “하나님이시여! 우리나라가 독립하여 정부가 생기면 이 김구로 하여금 그 정부청사의 뜰을 쓸고 유리창을 닦는 일을 하게 해주소서”라고 기도했다. 그는 자신의 지위나 본분을 낮추는 소박한 신앙을 민족애와 독립사상으로 승화시킨 누구보다 순수한 독립운동가였다.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백범은 평생을 신앙적 확신과 기도의 힘으로 힘찬 삶을 살았다.
필자는 목회하는 동안 여성도들에게 ‘기도를 요청받는 어머니’가 되자고 했다. 문제를 만난 자녀들로부터 기도를 부탁받는 어머니가 되자는 캠페인이었다. 모든 인생은 문제를 만난다. 문제를 만났을 때 기도하는 것이 신앙이다. 위기에서 어머니에게 기도를 요청할 수 있는 자녀는 복된 자녀다.
성경과 역사에 나타난 위대한 사람들의 배후에는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기도하는 어머니 한나를 통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도자 사무엘이 세워졌고, 기도하는 어머니 모니카를 통해 역사상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성 어거스틴이 세워졌다. 침몰하는 영국을 살린 요한 웨슬레와 찰스 웨슬레의 어머니 수잔나의 기도도 역사 속에 살아 있다.
수년 전 ‘경기도 소방본부장’이었던 친형이 출근길에 전화로 어머님과 함께 기도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 적이 있다. 중요한 일들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해결하려는 모습도, 출근길에 어머님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도 부러웠다. 그리고 장로 아들에게 기도를 요청받는 권사 어머니도 부러웠다.
얼마 전부터 필자도 매일 어머님과 함께 기도드린다. 문명의 혜택으로 태평양을 넘어 매일 밤 안부 전화를 드리다 기도하게 되었고, 이제는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매일 밤 10시에 어머님께 하루를 보고하고, 어머님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요즘은 어머님과 교대로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 이 기도 시간은 우리가 매일 누리는 행복하고 거룩한 시간이다.
매주 화요일 밤 8시에 줌(Zoom) 기도회를 한다. 참석자들은 나라와 다음 세대를 위해 목놓아 기도한다. 특히 무너지는 다음 세대의 교회와 신앙을 위해 부르짖는다. 다음 세대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필요한 시대다. 특히 자녀들에게 인정받는 기도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필요한 시대다. 자녀로부터 기도를 요청받는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매일 기도하는 아빠가 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