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윤석열 대통령 미 상하원 합동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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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윤석열 대통령 미 상하원 합동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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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국빈방문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7일 미 국회에서 상하 양원 합동연설을 한다. G8 반열에 든 대한민국 대통령이 당당하게 미 국회에서 연설을 하고, 한국계 후배 의원 네 명이 자부심을 느끼며 경청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20여년 전 그 자리에 앉아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1990년 대의 대한민국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미국 내에서는 아직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어려움을 겪은 나라이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크게 발전하진 못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에 필자는 미 의회 합동연설에 한국의 정치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김영삼, 김대중 두 분 대통령을 임기 중에 초청하여 미국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두 분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법안으로 내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합동연설은 1995년 김영삼 대통령과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주선했던 필자에게는 생각만해도 정말 뿌듯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 될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합동연설 때는 나도 직접 관여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잘 알았고 내 생각엔 비교적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같은 감격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내용이 좋아 박수를 많이 받았다. 미 의원들도 최초로 미 국회에서 연설한 한국 대통령을 높이 찬양했고, 앞으로의 한미관계를 굉장히 낙관적으로 내다보며 역시 한국은 미국과 피를 나눈, 동양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맹국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열렬한 기립박수와 함께 입장해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포디움으로 올라가셨다. 놀랍게도 영어로 연설을 하셨다. 역대 외국 대통령이 미 합동의회 연설에서 영어로 연설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 연설문은 너무도 멋진 내용이었다. 특히 목이 멘 목소리로 한국 군사정권이 자기를 바다에 던져 죽이려는 순간 미군 헬리콥터가 와서 자기를 살려 줬다면서 ‘미국은 나에게 생명의 은인’ 이라면서 본인도 감격에 벅차 잠시 말을 멈추었을 때 모두들 벌떡 일어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고 나도 너무도 자랑스런 맘으로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이 박수소리는 의사당이 떠날 듯 우렁찼고, 탄탄한 한미우호관계를 약속하면서 합동연설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미 연설은 의회에서 한동안 화제가 됐고, 워싱턴 정가는 앞으로의 한미관계를 굉장히 낙관하면서 한국은 역시 미국과 피를 나눈, 아시아의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맹국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한미동맹 50주년을 맞아 필자의 노력으로 최초로 이뤄진 김영삼, 김대중 두 대통령의 미 의회연설은 북한의 핵 위협으로 한반도가 긴급한 상황이던 당시에 북한이 한미 간의 특별한 유대관계를 인정하고 한미관계는 더 이상 타협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2023년의 대한민국은 90년대의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국제적 위상을 가진 국가일 뿐만 아니라 지금의 국제사회 또한 미소냉전의 끝에 있던 당시의 국제사회와는 또 다른 복잡다단한 안보, 경제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은 경제협력, 역내안보, 북핵을 포함해 한국과 미국의 다양한 상호 관심사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4월 4일 미 의회 지도자 4명 명의로 된 공식적인 초청장에서 케빈 매카시 국회의장은 "친애하는 대통령님, 하원과 상원 양당 지도부를 대표해 오는 27일 합동의회 연설에 초대하게 돼 영광”이라며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해로, 특히 우리의 파트너십 성과를 되돌아보고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 글로벌 평화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시기로서 한미관계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심장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윤대통령의 리더십은 우리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우리는 이번 상하원 합동회의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최근 몇 년 간 이뤄진 진전을 강조하는 이상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 60주년이었던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합동연설인 만큼 필자는 이 역사적인 행사를 통해 한미양국 동맹의 비전을 공유하고 결속을 강화하여 국제사회에도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방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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