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예술인들의 블랙리스트
김영균
팝 아티스트
프랑스에서는 공연이 없어서 수입이 없는 예술인들과 거동이 불편한 전직 예술가들에게 나라에서 정기적으로 생계비를 지급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참으로 부럽다. 한국에서는 수년 전 좌파가 문화예술계를 주도한다 해서 그것을 저지 하려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관리 주도한 혐의로 두 분이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는 전 정권 역시 높으신 분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을 몹시 싫어해 코미디 프로그램이 모두 폐지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문화예술을 통제하는 것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왜 그런 논란이 일어 났는지는 모를 일이다. 과거 높으신 분을 닮았다고 해서 브라운관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거나 또 정권의 마음에 안 든다고 가는 곳마다 출연을 거부당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다. 거의 모든 정권에서 연예인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을 것으로 추측 돼서 하는 말인데 표현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에 이건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구 소련의 문호 ‘솔제니친’은 “별 볼일 없는 작가라면 모를까 글 좀 쓴다고 하면 국가에선 제2의 정부로 치부해 미운 털이 박히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속에서 불이익을 의미 없이 당하고 산다. 그래서 망명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가’있다. 날카로운 표현과 피나는 노력과 세상 이치에 대한 비판적인 작품들 등을 널리 퍼뜨릴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선진국이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닐까? 아직도 불이익을 당해 그 후유증으로 고생 하고 있는 분이 계신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프랑스의 예술인들이 부러워지는 건 필자 한 사람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우리방송 '김영균의 음악세상'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