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해석이 중요합니다
몇 년 전 남미를 갔을 때 그곳에서 우연히 한국에서 오신 장로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가수이자, 복음성가로도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집회차 남미를 순방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CD 한 장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받아 보니 다양한 크리스마스 캐롤이 담긴 특별한 CD였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말씀이 참으로 재치가 있었습니다.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금년도 성탄 CD를 미리 드립니다.” 그것을 받을 때가 1월 말이었으니까 사실은 철 지난 CD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오히려 11개월 앞당겨 드리는 것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지난 것 남아서 드립니다”라고 하는 것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 똑같은 사실이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관점이 달라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에는 해석이 중요합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있고, 불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죽음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고통이고 절망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부활할 수 있었음을 생각하면 엄청난 희망의 사건입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 투옥된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만 보면, 그것은 불행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단시간 안에 로마황실을 복음화할 수 있었음을 생각하면 놀라운 기회였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어진 여건만 가지고 행복과 불행을 논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성공의 조건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실패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혹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삶의 현실을 성공의 재료로 활용하여 멋진 성공을 일구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던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자신이 성공한 비결을 이렇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첫째, 집이 몹시 가난해 어릴 적부터 구두닦이, 신문팔이 같은 고생을 통해 세상을 사는데 필요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둘째, 태어났을 때 몸이 매우 약해 항상 운동에 힘쓴 탓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셋째, 나는 초등학교도 못 다녔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삼고 누구에게나 물어가며 배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마쓰시다 회장은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성공하지 못한 핑계로 삼았을 “가난, 건강, 학벌”을 자신의 성공 원인으로 설명합니다. 마쓰시다 회장은 인생의 결점과 약점을 오히려 성공의 조건으로 해석하고 활용함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던 것입니다.
코로나가 가져온 고통의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백신의 보급으로 일상의 많은 부분이 풀렸다고 하지만, 아직은 두려움 속에서 움추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인생을 바른 관점에서 조명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고난 속에 감추어진 참된 보화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