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통합교육구 LGBTQ+ 교육과정에 반영 결의
글렌데일교육구도 만장일치 승인
종교계·반대 학부모들 격렬 시위
"성 정체성 교육보다 학업 더 중요"
LA통합교육구(LAUSD)가 지난 6일 관내 모든 학교에서 LGBTQ+ 교육(성 정체성 관련)을 교과과정에 통합·반영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아직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학부모 및 종교계 반대가 심한 탓이다. 같은 날 LGBTQ+ 관련 미팅이 열린 글렌데일통합교육구 건물 주변에서는 격렬한 찬반시위가 펼쳐졌고 3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불상사도 있었다.
LAUSD 재키 골드버그 이사회 의장과 멤버 닉 멜보인에 의해 제안된 결의안에 따르면, 교육구가 6월을 LGBTQ+ 프라이드 달(Pride Month)로 공식 인정하고, 10월을 LGBTQ+ 역사의 달, 10월 11일은 전국 커밍아웃데이, 10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3월 31일은 트랜스젠더 가시성의 날, 4월 12일은 LGBTQ+ 커뮤니티 공헌을 기리는 침묵의 날로 각각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결의안은 전국 고등학생의 25%가 LGBTQ+로 인식되며 LGBTQ+ 청소년들은 노숙을 경험하며 괴롭힘의 희생자가 되고, 자살시도나 죽음에 이를 위험이 높다는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전국적인 연구에서도 근래들어 LGBTQ+ 청소년들 사이에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USD의 이번 결의안 통과와 관련해 "교육구가 LGBTQ+ 학생과 직원들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는 찬성도 있지만,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 2일 노스할리우드 새티코이초등학교에서는 수십 명의 학부모들이 Pride Month 집회에 항의를 했다. 학부모들은 "LGBTQ+ 커뮤니티를 비난하지는 않지만 과연, 내 자녀들이 성 정체성과 관련해 학교에서 무엇을 언제 교육받게 되는 지를 알 권리는 있다"고 주장했다. 학내 Pride Month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 무지개색 프라이드 깃발에 불이 붙고 찬반세력 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LGBTQ+ 교육을 역시 만장일치로 승인한 글렌데일교육구의 찬반집회에서는 '학교가 성적 지향보다는 학업에 집중하기를 원하는 부모들의 편'이라는 뼈 있는 말도 나왔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