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학생들이 韓 독립운동가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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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학생들이 韓 독립운동가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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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버지니아주 로어노크대 교정에서 열린 김규식 역사기념물 표지판 제막식에서 학교 관계자와 컴벌랜드중 학생들이 한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로어노크대 



버지니아에 김규식 추모 표지판



지난 3월 31일 버지니아주 세일럼에 있는 로어노크 대학 교정에서 새로 지정된 버지니아주 역사기념물 표지판 제막식이 열렸다. 표지판의 맨 위에는 ‘KIM KYU SIK’이라는 알파벳 대문자와 ‘(1881~1950)’이라는 생몰연도가 큼지막하게 조각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독립운동가 김규식이 이 학교를 졸업한 동문임을 알리는 역사기념물 표지판이다. 버지니아주는 1927년부터 주 역사기념물 지정 제도를 도입해 주의 역사에 의미 있는 행적을 남긴 인물이나 사건의 자취가 깃든 곳에 기념 표지판을 세워 관광·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표지판에는 그가 임정에서 부주석을 지냈고,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해 국제사회에 독립을 호소하고, 광복 후에는 남북 분단 반대 진영에서 활동하다가 6·25전쟁 때 납북돼 사망한 일생도 소개됐다. 독립운동가의 생애가 버지니아주 역사의 한 장(章)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어려서 고아가 됐던 그는 선교사 호러스 언더우드 박사에게 입양돼 미국에 와 로어노크대학에 입학하면서 동문의 일원이 됐다. 이후 프린스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 YMCA학교, 경신학교, 연희전문학교에서 젊은이들을 가르치며 독립운동을 벌였다.


학교 측은 김규식 표지판을 더 많은 교내 구성원이 볼 수 있도록 위치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마이클 맥시 로어노크대 총장은 “김규식은 우리 학교 졸업생 중 국제사회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학내 구성원들이 모두 그를 기리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역사학과의 스텔라 슈 교수는 “한 세기 전에 산 인물이지만 우리는 그의 삶으로부터 여전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비록 동문 졸업생이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이름이 낯선 그가 버지니아의 역사적 인물이 될 수 있도록 한 주역은 앳된 청소년들이었다. 지난해 버지니아 주정부는 지역사회가 배출한 인물 중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명이 필요한 인물을 발굴하는 경진대회를 관내 학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여기 참가한 버지니아주 컴벌랜드 중학교 학생들이 김규식을 추천해 최종 낙점된 것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루이스 롱게네커 역사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20세기 초반에 이곳에 살았던 아시아계 인물들의 발자취를 직접 탐구했다. 김규식이 주 역사인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 운동’을 펼친 이 학교 학생 드본 카터군은 “그는 우선 우리 지역 대학인 로어노크대 학생이었고,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무엇보다도 아주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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