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성인용 기저귀, 이렇게 사용하세요
시니어 전문의로 일하면서 ‘선생님, 기저귀 좀 리필해 주세요~’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하지만, 종종 여태 사용하던 기저귀가 환자에게 맞지 않는 경우를 접하곤 한다. 자신에게 알맞은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으면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고 불필요한 지출도 생기게 된다. 올바른 기저귀 사용법을 알아보자.
첫째, 기저귀가 꼭 필요한 건지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가 심한 분들은 기저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맞다. 기저귀는 요실금, 즉 원하지 않을 때 소변이 배출되는 경우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적, 또는 정신적 제한이 있다면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하지만, 요실금이 심하지 않고 살짝 소변이 새는 경우에도 기저귀를 사용하는 환자분들이 있다. 재채기나 기침을 했을 때 소변이 나오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 마려운 느낌이 과하게 들어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이 가장 흔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요실금은 초기에 잘 잡아준다면 완치가 가능하다. 예전 컬럼에서 언급했듯이 창피해 하지 말고 의료진과 반드시 치료를 시작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만약 요실금이 완화된다면 기저귀 사용을 중단해 볼 수 있다.
둘째, 기저귀 종류는 세 가지다. 가장 흔히 생각나는 기저귀로는, 아기들이 사용하는 것을 생각해서 양 옆으로 탈부착하는 기저귀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기저귀는 거동이 불편해서 침대에 주로 누워 계신 분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도우미가 기저귀를 갈아드리는데 편하다. 다른 종류는 일반 속옷처럼 두 다리에 올려서 입는 방식의 풀업(Pull-Up) 모양의 기저귀이다. 착용감이 일반 속옷과 비슷해 큰 불편함을 못 느낀다. 마지막 기저귀 종류는 라이너(Liner)다. 흔히 생리대와 같이 생긴 라이너는 남성과 여성용으로 구분돼 흡수력이 남녀 성기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제작돼 있다. 탈부착이 쉬운 라이너는 새는 소변 양에 따라 또 나뉘게 된다.
셋째, 기저귀는 통풍이 문제다. 앞서 언급한 풀업 방식의 기저귀가 가장 흔히 문제가 된다.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조금만 소변이 샌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풀업 기저귀를 시작한다. 클리닉에 오는 한 아버님은 풀업 기저귀를 오래 사용하다 보니 항문에 습진이 생겼다. 통풍이 잘 안 되니 피부에 습진이 시작되고 치료해도 쉽게 낫지 않았다. 그러나, 긴 대화 끝에 변실금은 없으시고 요실금만 있으시니 앞서 언급한 라이너 기저귀로 바꿔보기로 결정했다. 일반 속옷을 착용하니 통풍이 잘 되어 습진이 금방 없어졌다. 만약 기저귀를 장기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분이라면 피부 보호막 크림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우리 피부는 습기에 장기간 노출되면 ‘침연’이라는 현상이 생겨 빨갛게 염증이 생기고 쉽게 피부가 찢어지게 된다. 이런 경우, 기저귀 교체시 수분을 끝까지 없애주고, 피부 보호막 크림을 발라 기저귀 내 습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너무 심한 경우 실버 또는 징크크림으로 더 건조하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기저귀 사용법을 올바르게 알아야 피부습진과 의존성을 예방할 수 있다. 대소변 관리를 제대로 해야 노년기 독립성을 잘 유지할 수 있다. 문의 (213) 381-3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