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집 건너 한 집 꼴로 ‘끼니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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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집 건너 한 집 꼴로 ‘끼니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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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80만 가구 식량 불안정 경험

18~40세 라틴계, 자녀있는 가정

전국 평균보다 2~3배 높아 심각


USC 인문사회과학대 연구팀 – 1단컷



“피치 못할 사정으로 3개월 동안 3000불로 살아야 하는데 렌트비, 유틸리티 등등 내고 나면 200불 정도 밖에 안 남아요. 그걸로 캐시 뽑아서 식비에만 쓸 예정이에요. 2인 가족이 석달 동안 가능할까요? 한인 마트도 못 가고, 쇠고기는 아마 비싸서 안될 것 같구요. 크레딧 카드도 여유가 없어요.”


미주 한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MissyUSA에 지난 달 올라온 사연이다. 안타까운 내용에 댓글이 32개나 달렸다.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식비 아끼는 방법, 값싼 조리 아이디어, 격려의 말 들이다.


‘국수나 파스타 한 통에 패밀리팩 닭이나 돼지고기, 감자랑 양파 큰 자루로 하나씩 사서 카레, 짜장, 볶음밥 등등 충분히 됩니다.’ ‘어느 지역이신지. 근처 교회나 푸드뱅크 한번 가보세요.’ ‘EBT(식료품 보조 프로그램) 알아보세요. 요즘 웬만하면 다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LA카운티에서 네집 중 한집 꼴로 끼니 걱정을 하며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USC 돈사이프 인문사회과학대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LA카운티 전체의 약 4분의1가량인 80만 가구가 최근 12개월 사이 ‘식량 불안정’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21년 말 이후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식량 불안정’이란 금전 또는 기타 자원적 이유로 인해 규칙적인 식사가 중단되는 상황을 뜻하며, 연구팀의 조사 결과 영향을 받는 대부분은 저소득층, 여성,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 그리고 18~40세 사이의 연령대였다. 아울러 곤궁함을 겪는 가정의 절반은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농무부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끼니 걱정을 하는 가구는 지난 3년간 10~11%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 LA카운티는 34%의 가정이 식량 문제로 고통을 겪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의 3배 이상이었다고 USC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밝혔다. <표참조>


식량 불안정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은 (식료품) 가격 인상이다. USDA에 따르면 식품 가격은 올 들어 9% 오른 것을 비롯해, 2019년 이후 매년 거의 2%씩 상승했다. 푸드뱅크네트워크인 ‘피딩 아메리카’에 따르면 2020년 LA카운티의 평균 식비는 전국 평균보다 40센트 이상 높았다.


USC 연구팀은 설문 대상자에게 최근 식품 소비 습관에 대해 물었을 때 3분의 1 가량은 비용 절감을 위해 품질이 낮은 식품을 구입했다고 응답했으며, 40% 이상은 평소보다 구입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수석 연구원 케일라 데 라 헤이예 교수는 “불행한 일이지만 기아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안전한 곳에 있다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은 젊은 층의 라틴계와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며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증가하는 식량 불안정에 대처하기 위해 USC 연구팀은 ▲ 단기적으로는 식품 긴급 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며 ▲ 장기적으로는 캘프레시(EBT 카드, 예전 푸드스탬프)와 같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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