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얼었어요” 겨울 폭풍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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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얼었어요” 겨울 폭풍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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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70마일 북쪽 5번 프리웨이 레벡 구간에는 하얗게 눈이 내려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Caltrans



발렌시아, 밸리 등에는 살얼음

I-5 70마일 북쪽엔 폭설주의보

내주까지 비 오고, 밤에는 쌀쌀

일부 지역 ‘화이트 크리스마스’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제임스 박씨는 15일 아침 낯선 일을 겪었다. 아이들을 학교 보내려고 차에 시동을 거는데 창문에 언 얼음을 발견한 것이다. 사이드 미러가 잘 안보일 정도여서, 부랴부랴 끓는 물을 가져와 녹인 다음에야 출발할 수 있었다. 차를 밖에 세워놓은 바람에 전날 내린 비가 그대로 얼어버린 것이었다. 박씨는 “남가주에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얼음 구경은 오랜만인 것 같다”며 “잠시 당황했지만, ‘이런 날도 있구나’라며 아이들과 즐겁게 웃음으로 넘겼다”고 전했다.


강풍과 폭우에 이어 갑작스러운 겨울 날씨가 찾아왔다. LA 지역은 15일 오전 40도대 초반의 쌀쌀한 기온을 보였다.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샌타클래리타, 샌퍼낸도 등에 동결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뉴홀, 발렌시아, 우들랜드 힐스, 노스리지, 버뱅크,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 영향을 받는 도시로 꼽힌다. 또 31도 이하로 내려가면 서리 주의보가 발효되는데 패서디나, 포모나 지역이 포함된다.


라카냐다에 사는 로라 윤씨는 “아침에 ‘좀 춥다’ 싶어서 셀폰으로 날씨를 확인했는데, 기온이 계속 30도대로 나와 처음에는 지역을 잘못 검색한 줄 알았다”며 “며칠 전까지만 해도 50~60도 정도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낮아질 수 있나 하며 부랴부랴 두터운 겨울 옷을 챙겨 입었다”고 말했다.


갑자기 내려간 기온으로 인해 교통국(Caltrans)은 LA북쪽 70마일 5번 프리웨이 그레이프바인 지역 레벡 구간에 눈이 쌓여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교통국은 이 지역에 계속적인 눈 예보가 있으며, 운전자들은 타이어 체인을 준비하거나 가급적 우회해서 운행할 것을 권고했다.


제트기류를 동반한 겨울 폭풍은 크리스마스가 있는 다음 주까지 계속된다. 국립기상청(NWS)은 주말 동안 이어지는 맑은 하늘은 다음 주 내내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날씨로 바뀐다고 예보했다. 21~22일은 43~60%의 강수 확률을 나타냈으며, 성탄절 연휴도 일부 지역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최저 기온은 40도 중반대로 예상된다.


산간 지역에는 홍수 경보도 내려졌다.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은 나무가 소실돼 적은 비에도 토사가 쏟아질 우려가 있어 당분간 거처를 옮기거나, 주거지 근방에 예방 조치를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불규칙한 기상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빗길 운전 때는 항상 전조등을 켜고 20% 가량 감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시니어 등 취약 계층은 모자와 마스크를 통해 체온 관리에 신경 쓰고, 적당한 난방을 통한 잠자리 온도 유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기상청은 14일 오전 내내 내린 많은 비로 강우량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LA 다운타운에는 3인치가 넘는 비가 내려 1888년에 세워진 최고 기록을 무려 133년만에 갱신했다. 또 우들랜드 힐스는 4.5인치를 넘겼고, 라카냐다 플린트릿지에는 3.5인치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밖에도 포터랜치, 칼라바사스 지역에 3인치, 베벌리힐스와 벨에어 인근도 2인치가 넘는 강수량이 기록됐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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