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한 대로에서 강펀치 실신… 타운은 범죄도시
흑인 남성이 다짜고짜 휘두른 주먹에 강한 충격을 받은 피해자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KTLA 뉴스화면
자신을 레오라고만 밝힌 피해자와 경찰이 릴리스한 흑인 용의자의 모습. / KTLA·LAPD
덩치 큰 흑인 갑자기 뒤에서 주먹질
해군 출신 아시안 정신 잃고 쓰러져
‘묻지마 폭행’에 인종 혐오범죄 의심
LA한인타운 내에서 흉흉한 범죄가 끊이질 않는다. 훤한 대낮에, 그것도 가장 사람이 붐비고 교통량도 많은 중심가에서 아시안 남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피해자는 증오범죄를 의심하고 있다.
CBS LA와 KTLA 등의 보도에 따르면 21일 낮 1시 45분께 윌셔 불러바드와 버몬트 애비뉴 교차로에 있는 치폴레 식당 앞에서 덩치 큰 흑인 남성이 홀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시아계 남성의 얼굴에 강한 펀치를 날렸다. 피해 남성은 충격으로 그 자리에 쓰러져 한동안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피해자는 휴대폰을 보느라 주변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의의 공격을 당한 것이다. CCTV 화면에는 지나는 행인들이 이 장면을 목격했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칠 뿐 도움을 주거나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행히 옆에 있던 여성 한 명이 말리는 모습이었지만, 가해자의 위협에 뒷걸음질 치는 모습도 잡혔다. 가해 남성은 피해자를 일으켜 세우며 ‘그는 괜찮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 채 유유히 사라졌다. 목격자 여성이 911에 전화를 걸어 구급차가 도착했고, 그 때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한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겼다.
피해 남성은 KTLA뉴스에 자신을 레오(Leo)라고만 밝힌 채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나와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 감시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가해자는 모르는 사람이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증오범죄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폭행으로 인해 코 부근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고, 알 수 없는 공격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 해군으로 5년간 해외에서 복무하다가 2013년 전역한 베테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 매체는 이 남성이 타이완계 아시안이라고 보도했다.
LAPD는 사건 신고를 접수하고 감시카메라에 담긴 영상과 주변 탐문을 통해 가해 남성을 찾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키가 5피트 8인치, 몸무게 250파운드 정도인 30세에서 35세 사이의 흑인이다. 스킨 헤드에 회색 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배낭을 멘 모습이 목격됐다. 사건이나 용의자에 대한 정보가 있는 사람은 올림픽 디비전 형사과(213-382-9450)로 전화해 달라는 요청이다.
한편 같은 날 오전 11시 35분께 6가와 세라노 애비뉴에서는 모터사이클 절도 혐의로 3명이 LAPD에 체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7명의 용의자를 붙잡아 조사를 벌인 뒤 4명을 풀어주고 3명을 연행했다. 현장에는 이들이 훔치려 한 것으로 보이는 모터사이클 한 대가 놓여 있었다.
검거 과정에서 7~8대의 순찰차가 긴급 출동하며 교통이 통제되는 등 일대가 한동안 마비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인 K씨는 “타운에서 사건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무슨 범죄도시 같아, 이제는 대낮에도 안심할 수가 없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