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사랑의 빚을 갚자!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침공으로 아수라장이 된 우크라이나의 생생한 소식을 매일 접한다. 요즘은 틈만 나면 우크라이나 군과 시민 그리고 피난길에 오른 난민들을 위해 기도한다. 요즘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하루를 열고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하루를 닫는다.
톨스토이의 명작 『전쟁과 평화』 외에도 걸출한 전쟁소설이 많다. 개인적으로 전쟁 소설을 가장 많이 남긴 작가가 알퐁스 도데라고 생각한다. 도데는 1870년에 발발한 프랑스와 프러시아 간의 전쟁을 체험했다. 이 전쟁이 도데의 인생과 작품 세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다. 도데의 많은 작품의 배경이 전쟁이다. 우선 내가 읽은 작품만 열거해도 『마지막 수업』 『비곗덩어리』 『베를린 포위』 『소년 스파이』 『조그만 파이』 등이다.
도데는 작품 속에서 전쟁을 혐오하기도 하고, 조국에 대한 애절한 애국심을 그린다. 몰론 도데는 ‘전쟁’이라는 거울에 비춰진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그리며 인간의 악함과 약함을 고발한다. 단편 『비곗덩어리』는 전쟁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악한 이기심과 천박한 군중심리를 질펀하게 그려낸다.
애국심을 묘사한 단편으로 『마지막 수업』이 있다. 조국이 패망할 때 모국어의 마지막 수업을 받는 소년의 슬픔을 통해 절절한 조국 사랑을 그린다. 단편 『베를린 포위』는 프랑스의 패전소식에 연로한 프랑스군 예비역 대령은 충격으로 쓰러진다. 그래서 거듭되는 프랑스 패전소식이 있지만 할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소녀는 거짓말로 프랑스군이 연일 승리하고 있다고 속였다. 그런데 파리가 포위당하자 대령은 충격으로 숨을 거둔다.
『소년 스파이』는 애국심이 충일한 스텐느씨의 아들 꼬마 스텐느가 큰 아이의 꾐에 빠져 이상한 '감자 줍기'를 하는데 그것이 간첩행위였다. 아이들은 감자를 핑계로 프랑스군과 프러시아군 진지를 오가며, 프랑스 군의 첩보를 얻어 프러시아군에 팔아 은화를 얻는다. 꼬마 스텐느는 마음속으로 계속 갈등하다가, 그의 아버지에게 이실직고한다. 애국자인 아버지는 스텐느가 받은 은화를 가지고, 이를 돌려주려 전쟁터로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다.
요즘 매일 우크라이나를 돕는 사역자 줌 기도회에서 전쟁 소식을 들으며 평화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국민과 지도자들이 보여주는 애국심에 감동받는다. 얼마 전 줌 기도회에서 모두 꺼이꺼이 울었다. 가족들을 국경 너머 난민 시설에 데려다주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남자들 이야기 때문이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이스라엘 국민은 6일 전쟁에서 귀국 행렬을 보여 주었다. 죽음을 무릎 쓰고 귀국했던 이스라엘 유학생들의 미담은 학창 시절 반공 웅변대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오랜만에 듣는 참전을 위한 귀국 행렬 소식에 가슴이 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애국심과 용기가 부럽다. 우크라이나 참 멋진 나라다.
우크라이나 돕기에 동참하면서 우리 민족이 받은 사랑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6·25 민족동란을 겪으며 어마어마한 지원과 사랑을 받았다. 그 지원과 사랑을 발판삼아 세계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금번에 우리들이 우크라이나를 도우며 세계로부터 받은 사랑의 빚의 일부를 갚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성숙한 우리 민족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