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유대인의 돈이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
김해원
변호사
가자기구 전쟁의 불똥이 미국내 아이비리그로 튀었다. 지난 5일 워싱턴 DC의 연방하원 교육, 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반 유대주의 청문회에서 잘못(?) 말한 유펜 대학의 엘리자베스 매길 총장이 9일 사임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매길 총장 외에 하버드 대학의 클로딘 게이 총장, MIT의 샐리 콘블루스 총장도 출석해서 의원들의 매서운 질문에 쩔쩔맸다.
이날 청문회는 미국 주요 대학에서는 '친 팔레스타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성명 발표나 시위가 이어지면서 반 유대주의 분위기가 퍼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총장들의 의견을 묻는 자리였다. 스탠포드 로스쿨 출신인 매길 총장은 루스 긴스버그 연방대법관 밑에서 일했을 정도로 실력 있는 변호사다. 그러나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의 과격한 주장이 따돌림과 괴롭힘을 금지하는 대학의 윤리 규범 위반이자 징계 대상이 아니냐”는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의원의 질문에 “그런 위협이 (말 뿐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옮겨진다면 괴롭힘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역시 하버드 출신의 스테파닉 의원은 역사상 처음 흑인인 게이 총장에게도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정치학 석, 박사인 게이 총장도 이 질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같은 질문에 “하버드대는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 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게이 총장은 결국 “교내 유대인 혐오 확산이 표현의 자유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했고 현재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역시 사임 압박을 받는 콘블루스 MIT 총장은 윌리엄스 칼리지, 캠브리지대학 출신에 듀크 대학 세포생물학 교수인데 정작 자기도 유태인이다. 그러나 매길 전 총장처럼 게이 총장과 콘블루스 총장은 “징계 대상이 아닌지 ‘예·아니오’로 답해달라”라고만 대답하라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애매한 답변을 반복했다.
후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이 세 총장들의 사임을 촉구했다. 애크먼은 유대인이고 하버드 대학 출신이다. 또한 유펜의 거액 후원자이면서 유펜 출신인 스톤릿지 자산운용의 로스 스티븐스 창립자 겸 CEO는 1억 달러 규모의 기부를 철회하겠다면서 총장이 교체되면 결정을 재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그의 발언이 매길 총장의 사임을 촉발했다. 스티븐스도 유대인이다.
이런 미국 정치인들의 친 유대인적 행태를 보면서 5년전 9월 한국의 국회가 연상됐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딴 야구팀은 오지환 선수 때문에 선동열 당시 국가대표 감독이 국회에 불려나가 '야알못 (야구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 손혜원 전 의원 등의 말도 안 되는 마녀사냥 국정감사에 시달렸다. 당시 KBO 총재라는 자는 전임 감독제를 스스로 부인하고 TV 시청으로 선수를 선발했다는 논조로 비판에 동조했다.
당시에도 오지환 선수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이었는데 병역면제 때문에 특혜 선발됐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금 5년이 지난 뒤 손혜원 전 의원은 각종 비리에 연루됐고 반면 오지환 선수는 29년만의 한국 시리즈 우승 MVP에 선정됐다.
지금 조 바이든 행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휴전 촉구 결의안에 홀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의회 승인을 건너뛰어서 이스라엘에 전차용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하기로 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일제 강점기 유명 신파소설인 ‘이수일과 심순애’를 보면 심순애를 돈으로 유혹한 김중배의 다이아반지가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는 구절이 나온다.미국 정치인들에게 “표현의 자유보다 유대인들의 돈이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고 묻고 싶다. 문의 (213) 387-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