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도시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BTS 상징색>
꽉 찬 SoFi 스타디움의 객석이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었다(왼쪽). 공연장 주변을 가득 메운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들의 모습. 한 매체는 이들의 줄이 1마일에 달했다고 묘사했다.(오른쪽). /연합뉴스
BTS 공연, 각지서 수십만 팬 몰려
“환영합니다” SoFi 지붕 한글 문구
“팬들 줄이 1마일…” 매체들 깜짝
LA 한인타운까지 아미 행렬 이어져
소파이(SoFi) 스타디움이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코로나 사태로 2년 만에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초대형 콘서트. BTS 팬인 아미(ARMY)들은 세계 곳곳에서 이 밴드의 상징색인 보라색을 입고 스타디움 안팎에 모여들었다. 지붕 위 대형 전광판에는 ‘다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글 문구가 찍혔다.
27일 첫날 콘서트를 보던 관객들은 BTS와의 감격적인 일상 회복 순간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띄웠다. BTS는 대형 스크린을 배경으로 ‘버터’ 등 히트곡을 부르며 춤을 췄다. 이날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객 5만명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들었다. 폭죽이 터졌고 “BTS!”를 연호했다.
공연장 주변에는 5만명에 달하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콘서트는 예매와 함께 전석이 매진됐고, 4일간의 공연에 총 30만명의 팬들과 함께하게 된다.
공연 전날인 26일부터 공연장 내부 곳곳에 설치된 굿즈 판매소에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늘어섰다. 부채와 티셔츠 등 굿즈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 10시간 가까이 기다렸다는 아미(팬덤명)도 있었다. 이날부터 시작된 콘서트에 응원봉인 ‘아미밤’과 방탄소년단의 상징인 보라색 아이템들을 가지고 온 팬들은 새벽부터 공연장으로 모여들었다.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코로나 이후 처음 펼치는 방탄소년단 대면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한 팬들의 줄이 1마일에 달했다”면서 “나선형으로 구불구불 줄을 섰다”고 보도했다.
공연장뿐만 아니라 다운타운과 코리아타운까지 아미들 행렬이 이어지며 LA는 도시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공연 예매에 실패한 이들을 위해 공연장 인근 유튜브 시어터에 별도 공간이 마련돼 팬들은 스크린으로 실시간 공연을 관람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이틀에 걸쳐 17시간 차를 몰고 온 에이미(23)는 "BTS를 드디어 보게 돼 무척 기쁘다"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기분을 떨쳐버릴 기회"라고 웃었다.
뉴저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6시간 동안 대륙을 횡단해 날아온 빅토리아 오리아(27)는 "BTS를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너무 떨리고 흥분된다"며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BTS 노래인 '온'(On)을 꼭 불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장 입구 곳곳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와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설치됐고, 공연장에서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는 안내 방송이 수시로 흘러나왔다. 주요 매체들도 BTS 콘서트와 팬들의 열기를 잇달아 보도했다. NBC는 팬들이 티셔츠와 응원봉 등 BTS 굿즈를 사기 위해 10시간 넘게 기다린 사연을 소개했다.
백종인·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