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인재등용에 어떤 차별도 없어야
몇 년 전 아이폰에 문제가 있어서 애플스토어에 간 적이 있다. 청각장애가 있는 직원이 아이패드를 사용해서 쉽게 문제점을 해결해 줬다. 그 직원의 친철함에 필자는 서툴지만 수화로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그 직원은 단지 청각장애인이라서 애플에 채용됐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고객의 문제를 쉽게 해결할 능력을 갖췄고 게다가 친절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많은 한인 고용주들은 요즘 팬데믹 기간 동안 해고한 직원들로부터 성차별, 인종차별, 임신차별, 연령차별, 장애차별 등의 소송이 잇따르자 화가 단단히 났다. 경기가 나빠서 혹은 직원이 능력이 없고 업무수행이 시원치 못해 자른 것인데 엉뚱한 소송이 들어오니 황당하다는 반응들이다. ‘이런 식이면 어떻게 직원을 해고할 수 있겠느냐’는 볼멘소리도 한다. 하지만, 한인 고용주들은 직원을 해고할 때 그 이유에 대해 명시하기를 꺼려해서 이런 소송을 더 많이 당하기도 한다.
지난 1일 LA 주법원에서는 차별에 대한 중요한 판결이 있었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 2020년 9월에 서명한 하원법안 AB 979에 대한 판결이다. AB 979는 캘 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미국이나 외국 상장회사의 이사회에 인종, 민족, 성 정체성 관련 소수계 이사의 수를 쿼터를 통해 2021년 말까지 의무적으로 두도록 했다. 달변이라 필자가 좋아하는 70대 백인 판사인 테리 그린은 약식판결을 통해 AB 979를 임의적이라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보수단체인 Judicial Watch가 주 납세자 3명을 대표해서 지난 2020년 10월 캘리포니아 주 총무처를 상대로 LA 주 법원에 접수시킨 소장에서 원고 측은 인종, 민족, 성 정체성 등을 기반으로 구별하기 위해 세금을 쓴다는 것은 차별을 금하는 주 헌법과 민권을 위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린 판사는 납세자들의 세금을 낭비해서 이 법안을 시행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AB 979 법안은 흑인, 히스패닉, 라티노, 아태계, 미국 원주민, 동성애자,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같이 과소대표된 커뮤니티(underrepresented community) 출신의 이사를 이사회에 선임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현재 주 내 660여 상장회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이전까지는 1명 이상의 소수계 이사를 뽑아야 했다. 그리고 올해 12월 31일 이전까지 전체 이사의 수에 따라 1~3명 이상 소수계 이사를 둬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10만~30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린 판사는 재판 중에 왜 아시아계가 과소대표됐냐고 질문한 것으로 알려져 흥미를 끌고 있다. 원래 아시아계는 이 법안의 초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었다. 이 법안은 사기업의 이사회 구성에 능력과 무관하게 이사를 선발하게 정부가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법안의 찬성자들은 다양한 이사회를 가진 회사가 실적이 좋다고 주장해 그린 판사로부터 경기부양을 위해 강제적인 인종 분류를 무한하게 허용하면 문제라는 핀잔을 들었다.
이렇게 능력에 바탕을 두지 않고 다양성을 강제로 심으려는 정부의 개입은 자본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그래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 할당, 지역 안배 등 정치적 이해 관계에서 벗어난 능력과 실력 위주의 인재 등용을 실현하고 있어 환영받고 있다.
그는 “시장의 원리를 존중하고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해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국민에게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를 담당하는 인재를 발탁하는데 있어서 어떤 제한도 없이 오로지 능력에 의해서만 인재를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한인사회도 지연, 학연, 혈연과 상관 없이 능력위주로 인재를 채용하고 일 못하는 직원들은 문서경고와 업무평가를 통해 정리하는 시대가 왔다.
문의 (213) 387-1386, matrix1966esq@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