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항공사들 요금 인상 ‘꼼수’
미국에서 가장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최근 좌석 업그레이드 등의 요금을 잇달아 인상했다. / 이해광 기자
‘먼저 좌석 선택’ 내세운 얼리버드
사우스웨스트, 최고 300%나 올려
LA~NY 이코노미석 ‘프리미엄’ 붙여
델타항공은기존 요금의 두 배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미 주요 항공사들이 업그레이드를 명목으로 잇달아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올 초 메이저 항공사들이 수하물 요금 등을 올리면서 항공 여행 비용 부담이 늘어난 한인 등 여행객들은 지갑이 더 얇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른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경우 최근 주요 서비스 요금들을 대폭 상향했다. 다른 항공사와 달리 약간의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면 승객들에게 우선적으로 좌석 선택 권한을 주는 ‘얼리버드 체크인’의 경우 기존의 15~25달러이던 수수료가 15~99달러로 최대 300%나 치솟았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얼리버드 체크인’수수료로 매년 수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좌석 업그레이드 수수료 역시 기존의 30~80달러에서 30~149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델타항공은 인기 노선 중 하나인 LA~뉴욕 코스에 오는 9월 새로운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신설한다. 하지만 '프리미엄'이 붙은 대신 요금은 기존 이코노미석의 두 배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이코노미석의 편도 요금이 300달러라면 600달러선이 된다는 의미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의 경우 이코노미석에 비해 넓은 레그룸(leg room)과 업그레이드된 식사, 메모리폼 베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1등석과 이코노미석의 틈새 시장을 노린 전략으로,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편안함을 누리겠다는 승객층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올 초 주요 항공사들이 일제히 수하물 요금을 올리면서 승객들의 항공 비용 부담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알래스카, 아메리칸, 젯블루의 경우 수하물 당 5~10달러씩 인상했다. 당시 수하물 요금 인상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던 유나이티드 항공마저 최근 수하물 요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수하물 요금은 항공사 수입원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교통통계국에 따르면 미 항공사들이 지난해 수하물 요금으로 벌어 들인 수입은 71억 달러에 달하며, 아메리칸 항공은 2022년 한 해에만 수하물 요금으로만 거의 14억 달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