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전조?… 세계 원자잿값 하락
금속 -7%, 원유 -14%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경제가 잘 돌아가면 원자재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인데 요즘 주요 원자재 가격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건 경기침체 우려가 괜한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금속원자재 상품을 담고 있는 인베스코 DB 베이스 메탈 펀드 가격은 지난 7월에 7% 이상 하락했다고 CNBC 방송이 12일 전했다. 원유 선물 가격도 7월 5일부터 8월 5일까지 한달 사이에 14% 하락했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큰 출렁임 끝에 반등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가라앉는 모양새지만 원자재 가격 추이로 보면 글로벌 경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울프 리서치의 로브 긴스버그 상무는 지난주 고객보고서에서 "원자재 측면에서 보면 전체 항목이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금을 제외하면 긍정적인 전망을 찾기 어려운데, 이런 원자재 가격의 광범위한 하락은 경제 상황에 대한 또 다른 경고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리가격 하락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리는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성장산업에 꼭 투입되는 금속으로, 올해 초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구리 선물은 지난 5월 20일 파운드당 5.19달러로 최고가를 찍었다가 이후 21.4% 하락해 12일 오전 4.089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12%가량 하락했다.
TD 증권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 바트 멜렉은 "전기차에 많이 들어가는 구리가 수퍼사이클을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런 얘기는 매우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제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