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100년 된 교회, 노숙자 탓 예배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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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100년 된 교회, 노숙자 탓 예배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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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지 100년 넘는 교회가 노숙자 문제로 예배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가에 있는 제일침례교회 옆에 빽빽한 텐트들. 작은 사진은 최근 교회 근처에서 일어난 화재의 잔해. 백종인 기자·NBC LA 뉴스화면



8가+웨스트모어랜드 First Baptist Church

주변 홈리스 텐트에 출입도 어려워

배달부도 꺼려… 우편물도 끊긴지 오래

시 의원실 청원에도 나아진 것 없어

“타운 내 노숙자 문제 오래 전 한계치”



LA한인타운 내 1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교회가 노숙자 텐트에 둘러싸여 예배를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NBC LA는 19일 “8가와 웨스트모어랜드에 있는 제일침례교회(The First Baptist Church of Los Angeles)가 예배를 계속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교회 스콧 아놀드 목사의 말을 인용 “통행이 어려울 만큼 주변 길을 가득 메운 텐트 때문에 출석하는 교인과 아이들, 시니어들, 그리고 이웃의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어 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회는 현재 큰 길인 8가 방면으로는 인도가 말끔히 정리된 상태다. 하지만 코너를 돌아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로 접어들면 홈리스들이 쳐 놓은 텐트와 집기 등이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차 통행마저 어려울 정도다. 교회 사무실 출입도 이곳을 통해야 한다.


아놀드 목사는 “사람들이 두려움 때문에 오기를 꺼려한다. 몇 년째 이곳에서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행사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우편 배달부마저 접근하지 못해 오래 전부터 우편물까지 끊어진 상태다.


아놀드 목사는 얼마 전 이곳 텐트촌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을 지적하며 “교회 바로 옆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잘못하면 우리 사무실이 모두 타버릴 뻔했다”고 당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교회 측은 정치권의 무관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관할 지역 길 세디요 LA시의원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렇다 할 조치는 없었다. 의원실은 NBC LA 방송의 취재에 “주의와 관심이 많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홈리스 대응팀과 협의를 통해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모든 주민들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결과가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자영업자 제이슨 박씨는 “한인타운의 노숙자 문제는 이미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됐다. 점점 우리 생활 공간을 침범하고, 비즈니스 구역을 넘어온다”며 “경찰이고, 정치인들이고 모두가 시늉이고, 말 뿐이다. 문제를 일으켜 신고하면 순찰차에 태운 뒤 다음 블록에서 풀어주곤 가버린다”고 분통을 터트린다.


방해만 있는 게 아니다. 수시로 위협이 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한인은 “얼마 전 한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 아침 산책길에 큰 일을 당할 뻔했다. 갑자기 나타난 홈리스가 소리를 지르며 막대기를 휘두르는 바람에 기겁을 하고 도망쳤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문제는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언제 어떻게 돌변할 지 모를 사람들이 주변에 널려 있고, 아무도 그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 현실인 지 모른다”고 개탄했다.


한편 제일침례교회(The First Baptist Church of Los Angeles)는 1874년 9월 4일 노스 스프링 스트리트에서 처음 예배를 가졌다. 이후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1927년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았다. 스페인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이탈리아 만토바에 있는 공작궁을 모델로 했다고 알려졌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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