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권수 목사의 종교칼럼]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성경이야기(131)
룻기 1
성경에는 여성의 이름으로 된 성경이 두 권 있는데 바로 룻기와 에스더서다. 에스더서가 ‘죽으면 죽으리라’라는 에스더의 결단으로 진멸 직전에 있던 이스라엘 자손들을 극적으로 구원하는 대역전드라마라면, 룻기는 사사시대에 일어났던 한 모압 여인 룻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사기에서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타락하면 그가 심판하시고 또 그들이 회개하면 바로 사사를 보내 구원해 주시는 일을 12번이나 반복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룻은 ‘어머니가 섬기는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시라’ 고백하며 시어머니를 끝까지 섬기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 이스라엘이 타락하자 하나님께서는 그 땅에 큰 흉년이 들게 하신다. 이로 인해 베들레헴에 거류하던 엘리멜렉은 그의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을 데리고 양식을 찾아 모압으로 이주한다.
그러나 엘리멜렉은 그의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을 남기고 일찍 죽고 두 아들은 성장하여 모압 여인 오르바와 룻과 각각 결혼하지만 그들도 자녀 없이 일찍 죽는다. 이래서 나오미는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그만 과부가 되고 만다.
무슨 일인지 그의 두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떠나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며 함께 지내고 있었다. 남편과 두 아들을 잃은 나오미는 며느리들과 생계를 유지하기에 너무나 막막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고향 베들레헴에서 하나님께서 양식을 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역이주하려고 계획한다.
나오미는 두 며느리가 이국 땅인 베들레헴으로 가면 오히려 그녀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두 며느리를 불러 각각 친정으로 돌아가 새 남편들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권한다.
그러나 두 며느리는 그럴 수 없다고 하며 우리는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의 백성에게 돌아가겠다고 맹세한다(삿1:10). 그녀들의 대답에 나오미는 ‘젊은 너희가 일생을 어찌 남편 없이 지내겠다고 결심하느냐’고 하며 다시 한 번 친정으로 돌아가도록 권유했다.
그러자 둘째 며느리 오르바는 나오미를 부둥켜 안고 울며 작별의 인사를 하고 친정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큰며느리 룻은 나오미의 거듭된 권유에도 이를 거부하며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고 맹세한다(1:16).
그리고 룻은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는 놀라운 신앙고백을 한다. 또한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고 하며 오히려 시어머니를 설득하였다(1:17)
나오미는 룻이 자기와 함께 가기로 굳게 결심한 것을 보고 함께 베들레헴으로 가게 된다. 룻의 이러한 고백을 통해 우리는 나오미가 평소에 며느리들에게 어떠한 선교적 삶을 보이며 살아왔는지 잘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룻기는 나오미가 비록 이방 여인을 며느리로 들였지만 그녀의 선교적 삶을 통해 고부간에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나오미와 룻이 함께 베들레헴으로 돌아오자 그 소문이 베들레헴 온 지역에 퍼지고 그 지역의 유력한 한 남자에게도 들려지면서 룻기에서는 고부간의 사랑뿐 아니라 또 다른 차원의 진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하마통독학교(HaMa Bible Academy)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