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도전과 응전
문명사가인 토인비는 그의 불멸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을 ‘도전과 응전’이라는 원리로 해석하였다. 세계 26개 문명의 등장과 쇠퇴를 살펴보면서 문명은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등장하고, 창조적으로 대응하기를 멈추었을 때 쇠퇴한다고 결론짓는다.
토인비에 의하면 이러한 ‘도전과 응전’이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도전과 응전’의 원리에 의해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보다 오히려 악조건에서 더 뛰어난 문명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일강 변은 수량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해서 농사짓기는 좋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강의 범람으로 생활 터전이 초토화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도전에 응전한 사람들에 의해서 범람 시기를 예측하는 천문학과 태양력이 발달했고, 범람 후에 경지 측정을 하도록 기하학이 발달하였다.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도르래가 발명되고 수레가 등장하였다. 이런 기술이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기반이 되었다.
반대로 도전이 없었던 민족이나 문명은 무사안일에 빠져 사라지고 말았다. 화려한 문명의 꽃을 피우던 마야문명이 그랬다고 한다. 외부의 적 없이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갑작스러운 시련이 닥치자 그 도전을 이기지 못하여 완전히 사라지는 문명이 되고 말았다. 그들에게 아무런 도전이 없었던 세월은 그들에게 독이 되었다.
반면에 우리민족처럼 수많은 외침과 고난을 경험한 민족과 국가는 놀라운 생존력을 자랑한다. 우리 민족이나 이스라엘이 대표적 사례이다. 오늘 직면한 문제는 우리를 살리고 우리를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응전으로 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WMI(사업체 지배인 훈련회사) 사장 레인 테일러씨에 의하면, 오늘의 미국인들은 20년 전에 비해 배나 말이 많아졌다고 한다. 환경과 물건은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점원이나 물건을 비난하고 불평하는 부정적 말이 많아졌다는 것은 마음의 평안을 지킬 수 없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 안타깝다. 미국인들이 많은 정보를 알고 좋은 환경 가운데 있어도 도전에 대해 응전하는 능력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도전과 응전은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가능하게 된다. 나는 작고 연약할지라도 내가 믿는 하나님은 대적보다, 질병과 사망보다도 크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통해 나타난 도전과 응전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구세주 예수님은 최악의 십자가를 최상의 부활로 역전시키신 분이다. 그 예수님은 빌라도를 상대하지 않고 헤롯과 싸우지 않고 무리들을 탓하지 않으시고, 오직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순종하셨을 뿐이었다. 그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구세주이며, 십자가는 믿는 자에게 하나님의 능력이 된다. 신앙인의 도전과 응전의 원리는 성경에 나타나신 예수님의 문제 대응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물을 가득 담은 물통에 작은 나무 조각을 띄워 물통이 흔들려도 물이 넘치지 않게 한 후 어깨에 메는 여인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는 성 프란시스처럼, 세상의 어떤 흔들림에도 마음을 고요하게 할 수 있는 십자가, 죽음도 영생으로 바꾸어내는 십자가의 능력으로 인한 믿음의 반전이 새해를 시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