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타라스와 카자크 정신으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를 위한 특별 기도회에 우크라이나 출신의 피아니스트 타라스 플렌코(Taras Flenko)가 연주했다.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타라스 불바를 생각했다. 타라스 불바는 우크라이나의 전설적 영웅이다. 우크라이나 출신 소설가 고골은 영웅 타라스 불바 이야기를 소설화했다.
고골의 소설 ‘타라스 불바(Taras Bulba)’는 토니 커티스(Tony Curtis)와 율 브리너(Yul Brynner)가 열연한 영화 '대장 불리바'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영화는 1960년대에 개봉했으니 오늘의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타라스 불바는 우크라이나 영웅으로 더욱 유명하게 됐다.
소설 '타라스 불바'는 17세기 러시아 변방 우크라이나 지방이 배경이다. 당시 우크라이나에 ‘카자크’라고 불리던 군사 자치 공동체가 있었다. 카자크는 변방에서 국경을 지키는 대신 자치와 면세의 혜택을 누렸다. 타라스 불바는 그리스 정교의 신앙과 카자크식 생활방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아들들에게도 카자크 생활을 전수하려고 했다. 그런데 여의치 않았다.
소설의 첫 장면은 타라스 불바의 두 아들이 키예프 신학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두 아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타라스 불바는 그들의 학문과 학교를 강하게 비난한다. 그는 아들들이 신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카자크 생활에 비해 도움이 되지 않는 죽은 지식이라고 본다.
불바는 두 아들을 데리고 카자크 공동체가 있는 세치로 간다. 그런데 세치의 공동체는 타라스 불바의 현역 시절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카자크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해 카자크를 전투적 자치 공동체로 만들고 폴란드와 전쟁을 벌인다.
전쟁이 발발하자 타라스 불바와 두 아들은 이 전쟁에 휩쓸리게 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난다. 먼저 둘째 아들인 안드리(Andrei)는 첫 사랑인 폴란드 총사령관의 딸을 만나 폴란드 진영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적군의 장수가 되어 전쟁터에 나온다.
이를 참을 수 없었던 불바는 둘째 아들을 죽인다. 비극은 또 있다. 큰 아들 오스탑(Ostap)이 폴란드 군에 포로로 잡혀 공개 처형을 당한다. 첫째 아들의 공개 처형을 멀리서 지켜보았던 불바는 계속 전투를 이어가지만 자신도 포로가 되어 화형을 당한다.
고골은 타라스 불바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용맹과 독립정신을 보여준다. 폴란드와 러시아를 접경으로 하는 우크라이나 역사는 독립을 위한 투쟁의 역사다. 대통령은 항전의지를 천명하고, 국민들은 참전을 위한 귀국 행렬에 동참하는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타라스 불바와 카자크를 생각했다.
우크라이나는 기나긴 독립전쟁의 여정에 있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있으면서 수많은 외침과 정복의 대상이었다. 그때마다 우크라이나는 그 시대의 타라스 불바와 카자크 공동체가 등장해서 조국을 지켰다. 역사를 통해서 우크라이나는 수많은 독립전쟁을 했고 잘 싸워 승리했다. 이런 점이 우크라이나와 대한민국의 닮은 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용기와 애국심에 감탄한다. 저들은 지금 독립전쟁 중이다. 그 옛날 용맹스러웠던 타라스 불바처럼 신앙과 애국심으로 무장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또 하나의 독립전쟁에서도 승리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금번 전쟁을 통해서 참 진리와 복음으로 우뚝 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