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건강염려증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에 빠진 사람도 늘고 있다. 인구 고령화, 의학기술 및 정보기술 발달, 웰빙 트렌드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 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이러한 관심은 더욱 늘었고 건강염려증도 덩달아 증가했다.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으나 의학 관련 TV 프로그램이 늘고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건강 및 의학 정보가 난무하면서 건강염려증을 부추겼다.
지난 주에 찾아온 한 여성 시니어 환자는 건강 및 의학 정보를 다루는 TV프로그램을 즐겨봤고 관련 기사 등을 찾아보며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은 절대 먹지 않았다. 영양제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등 철저히 건강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다리가 부우면 신장질환, 소화가 안 되면 위암, 두통이 있으면 뇌종양이 있는 건아닌지, 사소한 증상에도 예민하게 때로는 비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건강염려증이란 본인의 건강에 관해 지나치게 집착하고 가벼운 신체적 증상도 확대하여 해석하고 과민반응을 보이며 중병에 걸렸다고 확신해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며 이런 상황에 몰두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이나 질병에 대한 걱정, 염려, 불안 등이 심해 일상생활,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고 또 이런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면 건강염려증이라 할 수 있다.
건강염려증은 화이틀리 인덱스(Whiteley Index)라는 설문지를 사용해 얼마나 심한지 볼 수 있다. 예/아니오로 대답하여 점수를 매긴다. (1) 신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2) 건강에 대해 많이 걱정하십니까? (3) 걱정할 것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믿기 어렵습니까? (4) 심각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에 대해 자주 걱정합니까? (5) 여러 통증 때문에 괴롭습니까? (6) TV, 라디오, 신문 또는 당신이 아는 누군가에 의해 특정 질병에 대해 알았을때, 자신이 그 질병에 걸리는 것에 대해 걱정합니까? (7) 여러 다른 증상 때문에 고통받고 있나요?
건강에 대한 심한 염려로 일상 및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전문가에게 상담치료를 받는 게 좋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막 시작된 것이라면 올바른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건강의학 정보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조절해 불안요소를 줄일 것을 권한다. 특히 운동은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엔돌핀과 세로토닌 분비를 유도해 불안감을 줄여주고 자기관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해,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준다. 과거에는 약물치료로 신경안정제를 주로 사용해 왔지만 이런 계열의 약물의 중독성 위험 때문에 최근에는 신경안정제 대신 항정신과 약물과 항우울증 약물을 사용하는 추세다.
건강에 관해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건강에 집착하고 확인하지 않은 의학 정보,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거르지 않고 받아들여 불안해 하는 것은 오히려 정신과 신체 건강 모두를 해칠 수 있다.
문의 (213) 381-3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