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가장 매력적인 집으로 꾸미는 게 관건"
일부 셀러들은 집의 리스팅가격을 시장가치보다 낮게 책정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철저한 로컬마켓 상황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AP
낮은 리스팅가격, 높은 판매가격 가능할까
수요보다 공급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 낮게 책정하면 도움
비슷한 스펙갖춘 집들 얼마에 팔렸는지 '데이터' 분석 필요
곧 소유한 집을 매물로 내놓을 생각을 하는 홈오너라면 누구나 집을 가장 비싼 가격에 팔고 싶어할 것이다. 200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 30년 고정 모기지금리와 극심한 매물 부족으로 인해 앞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바이어들은 매우 도전적인 상황에 처했다. 셀러스 마켓이 지속되는 가운데 홈오너들은 신중하게 리스팅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무작정 집을 비싸게 내놓는 것보다는 마켓밸류보다 약간 낮은 가격에 내놓는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어떻게 정해지나
홈오너들은 리스팅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들어오는 오퍼 갯수가 결정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남은 모기지 밸런스, 클로징 비용, 주택판매로 예상되는 수익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리스팅가격을 정해야 한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브로커 제프 라이텐스타인은 “주택가격을 정하는 것은 과학이자 예술”이라며 “필요한 홈스테이징과 업그레이드를 이해하는 것은 예술, 적절한 가격을 콕 집어내는 것은 과학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홈오너들은 집의 시장가치를 뽑아낸 후 낙관적으로 프리미엄을 얹어 최종 리스팅가격을 정하는데 이는 바이어와 협상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은 낮게, 판매는 비싸게’는 어떤 전략
그렇다면 일부 셀러들이 주택의 시장가치보다 ‘낮은’ 리스팅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기반한다. 지금처럼 수요는 높은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리스팅가격을 시장가치보다 낮게 책정하면 여러명의 바이어가 오퍼를 제출, 비딩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격이 자연스럽게 올라가 셀러는 좋은 가격에 집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낮은 가격에 내놓고 비싸게 팔수 있을까
홈오너들은 부동산의 시장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집을 낮은 가격에 내놓아도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에이전트 마리 브롬버그는 “매물로 내놓을 집과 비슷한 주택들이 최근 판매된 가격 레인지를 홈오너에게 항상 알려준다”며 “레인지보다 낮게 내놓으면 빨리 팔릴 것이고, 높게 내놓으면 팔리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 집은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낮은 리스팅가격, 높은 판매가격 정말 가능할까
한마디로 셀러 입장에선 ‘도박(gamble)’ 이라고 할 수 있다
리스팅가격보다 싼 집은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팔릴 수도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부 셀러들은 시장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놓은 후 리스팅가격과 비슷한 오퍼들을 받고 크게 실망한다.
뉴욕의 부동산 에이전트 이언 캣츠는 “마켓상황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을 가져야 ‘가격은 낮게, 판매는 비싸게’ 전략이 성공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로컬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홈오너는 염두에 둔 판매가격 ‘최저치’보다 싼 가격에 집을 리스팅하는 실수를 범하면 안 된다.
지금 모기지금리과 물가는 상승하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기부양 현금 지급은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가치보다 낮은 리스팅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은 먹히지 않을 수 있다. 낮은 리스팅가격을 접한 바이어들은 해당 주택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데이터’를 교과서로 삼아라
리스팅 에이전트가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비슷한 집들이 팔린 가격, 집이 팔리기까지 걸린 시간, 다양한 스펙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리스팅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 집들을 잘 살펴보도록 한다. 낮은 가격에 내놓고 비싸게 파는 전략은 해당 주택이 동네에 매물로 나온 집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집일 때 성공한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