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선의 아메리칸 드림] MBA(경영학 석사)와 MS(컴퓨터 공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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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의 아메리칸 드림] MBA(경영학 석사)와 MS(컴퓨터 공학 석사)

웹마스터

이명선

Houston Fearless 76 이사장

 

클래스 정원은 20-25명이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급변하는 시장경제에 대응하고 발맞추기 위해 과거에 알았던 지식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목적으로 등록한 기업의 고위급 인사들이 많았다. 학비 전액을 보조해주는 직장 펀드로 공부하고, 학교 숙제도 비서가 규정에 맞춰 다시 타이핑 해준다고 했다. 내 페이퍼는 고친 흔적이 많았지만 그들의 페이퍼는 매우 깔끔하고 정연했다. 따라서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경영학은 어카운팅, 즉 회계가 필수다. 내게는 회계학 공부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몇몇 사람은 매우 힘들어했다. 아무리 설명해 주어도 대차대조(貸借對照)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헤맸다. 특정 기간 동안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자산과 부채, 자본의 잔액에 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이 오히려 나는 더 납득되지 않았다. 하지만 급우 두 명의 공부를 도와주면서 결국에는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그들보다 잘하는 것도 있다는 인식은 학교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학교 공부를 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학생들 대부분이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제조업 비즈니스 계통에서 일하면서 직급이 올라 디렉터가 되고 매니저가 되고 보니 경영학적인 두뇌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사람들이었다. 대학원에 들어온 이유였다.

MBA과정은 2년 프로그램으로 첫해에는 이론과 학술적인 공부를 하고, 2년 차가 되면 수백 건의 케이스 스터디를 한다. 회사가 어떻게 흥하고 망하는가를 연구 분석하는 것이다. 이들은 현장 체험감각을 접목해서 그만큼 더 많은 배우고 흡수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또 그 당시 ‘Made in USA’제품은 세계에서 최고의 품질을 보장하는 트렌드이자 인장이었다. 때문에 추가로 엔지니어링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엔지니어링은 과학적, 경제학적, 사회적인 지식의 총체를 마련하여 제품, 도구, 건축, 시설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실용학문이었다. 사실 경영학 석사를 마치면 바로 박사 과정을 공부하려고 했는데 카운슬러를 만나 진로상담을 하니 진출 분야가 한정되어 있다고 했다.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에 왔기에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니 한국으로 돌아가려면 박사 학위가 필요하더라도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학과를 바꾸기 전 신중을 기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나는 이미 한국의 문화권에서 벗어난 이방인임을 절감했다. 미국으로 곧바로 돌아왔으며 흔들리지 않고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치자마자 컴퓨터 사이언스 엔지니어링 석사과정으로 학과를 바꾸었다. 물론 난관도 있었다. 미적분, 통계학, 컴퓨터언어(terminology) 등 평소에 생소했던 분야를 동시에 공부해야 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입학 여부 보다 졸업 여부가 매우 중요했다. 특히 대학원의 경우 D를 맞으면 A를 두 개 이상 맞아야 진급이 가능했고 F가 하나라도 생기면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현실적이라 공부를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미련 없이 학교 문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지만 한국인인 나는 달랐다. 또 교육제도도 매우 엄격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연말고사 외에도 매주 혹은 격주로 치르는 퀴즈와 벼락시험 그리고 일주일에 4시간 강의가 있다면 적어도 3배 이상의 시간을 예습과 복습을 해야만 강의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공부하지 않으면 오래 버틸 수 없는 시스템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교육은 넓고 깊으면서도 인간의 자율성을 중시한다. 자신 있는 시험문제를 골라 최대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 나는 미국의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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