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낙상 후 머리 부상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여기저기에 걸려 넘어지고, 요양병원에서도 넘어졌다고 연락이 오는데 머리를 다쳤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환자들을 매번 응급실에 보내 CT를 찍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머리를 찍어야 하는지 알아보고, 두부외상 시 어떻게 집에서 치료하고 어떤 증상들을 관찰해야 되는지 알아보자.
시니어들뿐만 아니라 노년내과 전문의에게 가장 악몽 같은 일은 무엇일까? 바로 낙상사고다. 아무리 건강을 잘 지켜놓았다 싶어도, 한 번 넘어져서 크게 다치면 전체적으로 건강이 악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낙상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한 부위는 머리, 고관절 그리고 척추다. 그중 가장 위험한 부위는 어디일까? 바로 머리인데, 겉보기엔 가벼운 충격이라도 환자의 의식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때문이다.
낙상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한 부위는 골절과 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을 해야한다. 대부분 큰 사고가 발생하면, 머리가 매우 매우 아프거나 골절이 발생하면 누구든지 911을 부르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인데, 솔직히 대부분의 두부외상 경우, 병원에 가봐야 하나, 안 가도 되나 애매한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한 두부외상을 대처하는 영상의 댓글 중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달렸다. “CT를 찍어보자 했는데 귀찮고 돈 쓰기 싫어서 안 했는데 해봐야 하나요? “이제는 한 달이 넘어서 안 아프고 상처도 아물어서, 근데 머리가 나빠질 것 같고, 뇌출혈도 걱정된다.” “환자 본인이 쉬면 될 것 같다고 해서 안 갔어요. 어떻게 하나요?”
이렇게 애매모호한 상황에 어떤 검사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유튜브에서 영상을 볼 것이다. 솔직히 저희 의료진들도 모든 두부외상 환자한테 CT를 촬영하게 하지는 않는다. 물론 의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증상이 나타나고 낌새가 안 좋다면, CT 찍어보자고 권장은 한다.
하지만, 저희 의료진들이 관찰하는 미세한 증상들은 다음과 같다. (1)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두통, (2) 경도의 반신마비 또는 언어장애증, (3) 뇌압이 올라가는 증상들, 예를 들어, 메스꺼움과 구토, 시력 흐림, 복시를 경험할 수 있고, (4) 노년층이나 만성 알콜중독자에서는 정신착란이나 기억력장애가 주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반드시 CT를 찍어 뇌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니, 꼭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더 나아가, 환자나 보호자가 많이 간과하는 부분은 타이밍이다. 머리를 다치고 바로 나빠지는 것보다, 며칠 후부터 앞에 말씀드린 증상이 나타나니 머리를 다치신 후에는 며칠이나 몇 주 동안은 이런 증상들을 잘 관찰해야 한다. 애매한 정도로 다쳤거나, 또는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두부외상을 당하셨다면 정기검진을 꼭 받아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장한다. 의사를 만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준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1) 어떤 상황에서 넘어졌는지 디테일을 포함해서 설명해야 하고, (2) 사고가 난 후 증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줘야 한다. 문의 (213) 909-9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