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행길… '로드레이지' 조심 또 조심
올해 첫 4개월간 LA서 41.4% 증가
한인타운서도 빈발, 발생건수 3위
시비 끝 총기범죄로 번지는 경우 많아
"직접 대응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할 것"
여름 휴가시즌 개막을 알리는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많은 남가주 한인들이 장거리 자동차여행을 떠나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연휴기간 즐거워야 할 여행을 망칠 수 있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로드레이지(road rage)'이다. 로드레이지란 '도로 위의 분노'라는 뜻으로 도로에서 벌어지는 각종 난폭한 행동을 의미하는 말이다. 로드레이지는 점점 그 수와 피해규모가 커지면서 모든 운전자들에게 경계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운전자 간 시비끝에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총기사건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우도 많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자동차의 천국'이라 불리는 LA에서도 로드레이지는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고 있어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30일까지 LA시내에서 총 280건의 로드레이지 사건이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198건보다 41.4%, 2020년 1~4월의 176건보다 무려 59.1%나 증가한 수치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로드레이지와 관련된 총기사건이다. 2021년 한해동안 로드레이지와 관련된 총기범죄는 총 138건이 발생해 2020년보다 123% 급증했다.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5월15일까지 LA시내에서 발생한 로드레이지 사건을 지역별로 보면 다운타운에서 72건이 일어났고, 베니스에서 36건, 한인타운에서 34건이 각각 발생했다. 한인타운 로드레이지 건수가 LA전체에서 3번째로 높아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첫 4개월동안 발생한 로드레이지 사건 용의자 중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197명이었고, 여성은 77명이었다.
LAPD 관계자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기분이 좋으면 운전 중 다른 차량이 끼어들거나 바로 앞에서 급정거를 해도 참고 넘어갈 심리적 여유가 있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타인의 침범이 더 불쾌하게 다가올 수 있다"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복수가 복수를 낳는 상황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로드레이지 예방을 위해서는 운전할 때는 가정사든 일이든 모두 잊고 운전에만 집중할 것, 평소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것, 운전 중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벼운 음악을 들을 것, 상대 운전자가 도발해도 공손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것, 불편한 상황 속에서 경적이나 상향등을 항의표시로 사용하지 말 것, 로드레이지 피해자라고 판단되면 직접 대응하지 말고 상대방 차량 번호판을 확인한 후 911에 신고할 것 등을 조언했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