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지기 위해 비우는 삶 박성근 목사 (LA 새누리 침례교회)
[남가주새누리교회] 박성근 담임목사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가 모처럼 새벽 기도에 나와서 열심히 기도를 했다. 그런데 “하나님, 미국의 수도를 워싱턴에서 LA로 옮겨 주옵소서!”라는 기도만 반복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물었다. “왜 그 기도만 반복해서 하는 것이냐?” 아들이 대답하기를, “사실은, 어제 지리 시험을 봤는데, 그만 미국의 수도를 LA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수도가 워싱턴이잖아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자신의 답이 정답이 되려면 미국의 수도가 LA로 바뀌어야 했던 것이다.
이런 황당한 모습이 우리에게 있다. 자신의 뜻을 먼저 정해 놓고 기도하는 사람의 모습이 이와 같다. 흔히 하나님이 응답하실 때까지 기도한다고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자신의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부르짖고 있을 때가 많다. 심지어 자신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풀려지지 않으면 기도 응답이 없다고 까지 이야기한다.
그러나 진정한 기도 응답의 비결은 자신을 비워내는 데 있다. 자신의 것을 철저하게 비워내는 만큼 하나님의 뜻이 더 분명해지고, 하나님의 뜻이 분명해지는 만큼 응답의 확신도 분명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기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을 비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야망을 뿜어내어야 하나님의 비전이 보인다. 자신의 생각을 비워내어야 하나님의 지혜가 깨달아진다.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적인 성공주의를 비워내야 하나님 앞에서 진정한 성공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자신의 모든 자랑을 내려 놓으면서 이렇게 선포했다: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다.”(빌 3:8) 진짜 보물을 위해 가짜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비움은 상실이 아니라, 더 소중한 것으로의 채움을 뜻한다. 자기를 부인하는 삶은 자아 포기가 아니라, 그리스도로 채움 받기 위한 첫걸음이다.
18세기 영국의 부흥을 주도했던 두 인물이 죤 웨슬리와 죠지 흿필드였다. 두 사람 다 훌륭한 하나님의 사역자들이었다. 그럼에도 신학적 견해 차이로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그때 신대륙인 미국으로 떠나면서 조지 휫필드가 했던 유명한 말이 있다: “조지 휫필드는 무대에서 사라지고,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만 높아질 지어다!” 자신을 비운 것이다. 그 결과 그는 미국으로 건너와 영적 대각성 운동의 주역 중 한 사람으로 쓰임 받았다.
자신을 비워내면 비로소 그리스도로 충만하게 된다. 그러면 그리스도께서 친히 일하신다. 채워지기 위해 비우는 삶, 이 소중한 진리를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다.